2023. 09. 26.
우산을 버리려 우산살과 천을 떼어내는 중에 왼손에서 따끔함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샤프심보다 얇은 유리섬유 같은 것이 잘게 손에 박힌 줄 알았다. 투명해서 보이지 않지만, 위아래로 그 부위를 쓰다듬으면 묘한 이물감과 거친 느낌이 느껴졌다. 하지만 의사의 대답은 달랐다.
“가시처럼 박힌 건 없는데, 얕게 베인 상처가 많이 보이네요.”
하루종일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얇고 기다란 정체불명의 날카로움이 손가락과 손바닥에 무수한 생채기를 남겼다. 보이지 않지만, 얕고 저릿한 고통을 주는 생채기. 마치 가시가 박힌 듯 따끔따끔하게 말이다. 그 보이지 않는 상처의 모습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쓰라림을 닮았다. 겉으로는 표가 안 나지만, 누르거나 스치면 그 고통이 느껴지는 것. 얕게 베여 피가 나지는 않지만, 넓게 난도질당하여 통각의 정도는 작지 않은 것.
그리고 의사가 말했다.
“만약 박힌 것이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빠지게 돼있어요.”
이 얕은 생채기들을 치유하는 방법은 결국 하나였다. 이 투명하고 얇은 가시를 시간이 서서히 밀어 올리기를 기다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