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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랑 Jan 22. 2024

개구리


희미한 빛만 남은 논밭에서 개구리는 뭐가 그렇게 슬피 우는지

세상 모든 개구리들이 모였는지

굴굴굴굴 다시 또 개개개개 도대체 무슨 심산으로 구슬프게 목청껏 외치는지



눈 꿈뻑이면 보였다 사라지는 능선과 몇 개의 가로등만이 필요한 작은 마을들

옆을 보면 도회 속에서 본 적 없는 검은 피라미드와

다시 고개를 돌리면 직선적인 포근한 바람들이



나는 말이지

이 광활한 대지 아래 개구리가 된다면야 하하 호호 웃을 거지 절대로 울지 않을 텐데 말이야

정작 울고 싶은 건 나인데 말이지



그래도 단체로 울어주니 무언가 가슴속의 울분이 누그러진다

당신들도 남들에게 말 못 할 사연이 있겠거니

 조용히 들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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