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조민
잘못되었거나 이상하지 않습니다 누구든 웃자란 마음을 다듬고 자르는 일에 숙련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첫 순간에 흐르던 강물 그때 포근했던 구름 이미 벌어졌던 상처와 같은 비가역적 문장을 찢기로 합시다 뒤돌아섰을 때 후련하거나 무거웠던 마음을 눈치 챘다면 벌써 다음입니다 걸음을 멈추었던 시간에 다다랐을 때 파편의 거품이 넘칩니까 배가 자주 고픈 것은 그러한 이유입니다 다른 장면을 끌어다 넣어 두었던 냉장고는 선반마다 침묵으로 뒤엉켜 있습니다 알람이 울립니다 재촉하는 일은 쉽습니다 고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잠깐 스쳐가는 것들이 단단하지 않은 이유와 같습니다 우리는 의자를 밀며 일어섭니다 의자를 잡았던 바닥이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의자를 미는 것은 의지입니다 일어서는 것은 수치를 모르는 두 다리입니다 나아가는 것은 꿈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지금을 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