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우울, 질투, 분노. 내 감정이 나를 무너뜨린 방식
감정 하나가 인생을 바꾼다.
정확히 말하면,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상태’가 인생을 무너뜨린다.
나는 사업을 시작하고 무너졌다.
그 무너짐의 핵심에는 언제나 ‘감정’이 있었다.
한밤중, 아무리 지쳐도 잠들 수 없었고,
낮에는 끈질긴 불안이 내 목덜미를 잡아당겼다.
병원에서는 우울증과 불면증 진단이 내려졌고,
매일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들 수 없게 되었다.
하루하루가 피로와 자책으로 뒤엉켜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나는 천천히 썩어가고 있었다.
분명히 몸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내 안의 감정은 이미 파괴되어 있었다.
슬픔, 억울함, 분노, 초조함.
그 모든 감정이 얽히고 얽혀,
내가 나를 망치고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화가 터진다.
그런데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를 무시하고,
누군가가 내 돈을 가로채고,
누군가가 나를 배신하고 떠났다.
화를 냈다.
욕을 했다.
감정을 분출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혹시 AI에게 짜증을 내본 적 있는가?
나는 있다.
여러 번 반복해도 내가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왜 이렇게 못 알아듣느냐며 짜증을 냈다.
하지만 AI는 항상 같은 말로 돌아왔다.
'알겠습니다. 다시 시도해보겠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상대가 반응하지 않으면 화내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화를 냈지만, 상대는 상처받지 않았다.
대신, 내 심장 박동만 올라갔고, 내 하루의 기분만 무너졌다.
배송차를 몰다가도 욕이 튀어나왔다.
무단횡단, 난폭운전, 끼어들기.
하지만 그들은 듣지도 못한 채 유유히 사라졌고
결국 혼자서 씩씩거리는 내 모습만 남았다.
화를 내서 얻은 게 뭐였을까?
전혀 없다.
그저 내가 더럽게 기분 나빠졌을 뿐이다.
사업이 안 풀리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 안의 날카로움과 예민함을 관리하지 못했다.
그건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었다.
신경이 곤두섰고, 건강이 무너졌고,
마침내 병원에서는 정신과 진단을 내렸다.
약 없이 잠들 수 없었고,
기운이 빠지고,
감정의 기복이 커지며,
사소한 일에도 쉽게 무너졌다.
이게 감정이 인생에 미치는 힘이다.
감정을 놓치면, 실행력이 무너지고,
결국 ‘나는 왜 아무것도 못하지?’라는
자책의 늪에 빠진다.
감정은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나는 감정을 일종의 신호등이라 생각한다.
주황색: 지금 뭔가가 이상하다는 사인. 주의를 기울여야 할 순간이다.
빨간색: 지금은 멈춰야 할 때. 더 가면 사고 난다.
초록색: 이제 안전하다. 가도 괜찮다.
화를 낸다는 건,
‘멈춰야 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뜻이다.
슬픔을 억지로 누른다는 건,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에 돌진하는 것’이다.
감정이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알람이다.
하지만 그 알람을 무시하거나, 부정하거나,
억압하면 결국 길을 잃게 된다.
나는 한동안 나를 미워했다.
그리고 나중엔 그 미움마저 무뎌졌다.
그때가 가장 위험했다.
사업의 실패는 숫자나 손익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나를 잃은 것이 문제였다.
감정을 관리하지 못한 채 살았고,
분노는 삶을 휘감는 독이 되었다.
그런데, 그 분노가 방향을 갖기 시작하자
되려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분노는 방향을 가지면 ‘불꽃’이 된다.
최근 나는 내 과거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무기력했던 나. 타협했던 나. 도망쳤던 나.
그 모든 순간에 다시 가서 말하고 싶었다.
'왜 그랬어.'
'왜 거기서 멈췄어.'
'왜 그렇게 쉽게 넘겼어.'
이 감정은 자기혐오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책임이다.
'내가 내 인생을 책임지겠다.'는 선언이다.
과거를 정리하지 않고는 미래로 건너갈 수 없다.
감정의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는 다음 날의 집중력이 생기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 한 문장이다.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한 결과다.'
이 문장을 외면하면 당신은 영원히 피해자에 머문다.
하지만 이 문장을 받아들이면
지금 이 순간부터는 당신의 인생을 되찾을 수 있다.
나는 아직도 수면제를 먹는다.
하지만 우울증 약은 끊었다.
이제 나는 내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으려 노력한다.
내 감정을 어느 정도는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안다.
감정은 신호이고,
그 신호를 해석하는 사람이 결국 삶의 운전대를 잡는다.
지금 당신에게 묻고 싶다.
오늘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
그 기분은, 당신을 앞으로 끌어올리는 파도인가?
아니면 당신을 다시 무너뜨릴 지진인가?
당신이 지금 이 감정의 파도를 제대로 타기 시작한다면,
그 어떤 실패도 당신을 삼킬 수 없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미 스스로를 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