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도록 다이어트를 하던 엄마는 잊은 줄 알았던 다이어트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충동적으로 연재를 하기로 결심했다. 핵심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것.
두 번째 글을 쓰려고 하니 충동적인 결심을 했던 내가 미워진다. 오랜만의 와인 한잔이 이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잠시 연재를 엎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칼을 뽑자마자 집어넣을 순 없지 않은가.(왜 안되는데? 도 많이 생각했다.)
가만 보자. 그렇다면 할 이야기가 있나. 일주일 동안 몸부림을 치다 발행일 하루를 남겨놓고 집 나간 정신을 불러 모은다. 얼떨결에 쓰기로 했지만 그래! 본능적으로 움직인 만큼 뭔가가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믿어본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아이가 얼마나 살이 쪘는지 객관적으로 짚어보고 넘어가야겠다. 혹시 이 엄마, 다이어트 좀 했다고 하더니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한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한다면 그건 아니라고 확실하게 못 박고 싶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는 건강에 좋은 것이지만 비만에 대해 아무런 자각이 없는 아이에게 다이어트란, 자존감이 낮아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삐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점이 내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 그것은 어쩌면 살을 빼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에 그것만은 소중하게 지켜주고 싶다.
아이의 자존감 나무
아이는 엄청난 나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자존감이 꽤 높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난 그게 또 이상하게 얄미워서(?) 꾹꾹 눌러주는 중이다. 그럼에도 시도 때도 없이 삐죽삐죽 솟아 나오는 아이는 제 멋대로 자라나는 잡초 같다. 문제는 정말 뚱뚱한 잡초가 되게 생겼다는 것이다.
그동안 징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만 먹길 바라며 장난 삼아 에둘러 표현해 왔을 뿐이다. 어른들은 말했다. 다 키로 간다고. 나는 아직 아이를 장성하게 키워본 적이 없으므로 어른들의 말과 의사들의 말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믿었다.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나 스스로를 푸시했다. 별 거 아니야. 금방 뺄 수 있어. 내내 아이에게 이런 뉘앙스를 풍겼다.
태권도학원에서는 두 달에 한 번씩 집으로 인바디 결과지를 보내온다. 그동안 잘 크고 있나 만 확인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가파르게 치고 나가는 몸무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인바디 검사지를 받아 든 나의 심장은 더 이상은 안된다며 강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두근두근두근
내 심장이 자동으로 반응했다. 다른 이의 몸무게가 왜 이렇게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일까. 이것이 부모와 자식을 입증하는 것이라면 그래, 나는 인정하고 만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이라고.
살찌면 안 돼?
응. 안돼. 블라블라블라...
성장기이니까 몸무게를 줄이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몸무게가 더 이상 급하게 늘지 않도록 신경을 써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인바디 결과지는 살을 빼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현재 아이의 몸무게는 48kg이고 2달에 2킬로그램씩 늘어나고 있다. 무섭다 속도가. 증가폭이.(얼마 전 48킬로가 넘어갔던 몸무게를 가까스로 붙잡아 세웠다. 휴...)
근육은 모자라고 지방은 많다고 얘기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