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AI 마스크 팔아요?”
요나가 하얀 옷의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 그게 무슨…….”
“에이, 맞잖아요? 아까부터 쭉 지켜봤다고요.”
“허어! 별소리 다 듣겠네!”
남자는 당황한 듯이 허둥지둥 자리를 떴다. 하얀 모자, 하얀 양복, 하얀 구두, 정체를 들켜 당황하는 모습까지……. 요나가 자나 깨나 기다리던 시간보부상이 틀림없었다.
‘됐어!’
요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남자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남자는 네거리 횡단보도 건너 아파트 뒤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모루 공원으로 들어갔다.
비가 내리는 모루 공원에는 개미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았다. 공원 깊숙이 들어간 남자는 목련 나무 아래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후우! 꼬맹이한테 들키다니 나도 다 됐어.”
남자가 숨을 몰아쉬며 품에서 무언가를 꺼낼 때였다. 쥐똥나무 뒤에 숨어 있던 요나가 번개처럼 튀어 나갔다.
“맞네요, 맞아! 그거 AI 마스크죠?”
남자는 대답도 못 하고 입만 딱 벌렸다.
“그러게 진작 실토하시지. 왜 아닌 척해요?”
요나가 빙글빙글 웃자 남자가 기분 나쁜 듯이 째려보았다.
'펑퍼짐한 코, 툭 튀어나온 광대뼈, 쭉 찢어진 입……. '
한참 요나를 쳐다보던 남자는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웃었다.
“어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이것 네가 사련?”
갑작스러운 제안에 요나는 살짝 뒤로 뺐다.
“어디 한번 써 보고요?”
“안 돼! 이건 일회용이야. 반품도 불가!”
“쳇, 그런 게 어딨어요?”
“어딨긴 여깄지! 싫으면 말고.”
남자가 가면을 다시 품에 넣는 시늉을 했다. 요나는 급하게 손을 내저었다.
“누가 싫대요? 얼만데요?”
“돈은 됐고. 네 얼굴을 주면 돼.”
“얼굴을요? 이렇게 못생긴 얼굴 어디에 쓰게요?”
남자는 엄지 손가락을 살살 저었다.
"음음, 내 고객 중에 딱 너같은 얼굴을 찾는 사람이 있거든. 개성있고 매력적인......"
요나는 황당한 얼굴로를 남자를 쳐다보았다.
'쳇, 개성은 무슨! 못생겼다는 말을 돌려하는 거지! 고민할 것도 없어.'
요나는 미련없이 손을 내밀었다.
“주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