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애 /초록慧

by 초록



남모르게 해 왔던 우리의 비밀스러운 사랑.



하나 너조차도 모르던 우리의 사랑을

나는 했다.



맞아,

이건 결코 내가 너 없이 저질러 버린

죄스러운 우리의 사랑이야.



처참하고도 아름다운

너를 향한 나만의 마법 같은 사랑이었지.



늘 상상으로만 해오던 너와의 사랑은

이제 너무도 오래된 탓에



해진 이불을 보듯 처량하고도 안쓰러운,



고장이 난 것을 알면서도 그저 소란함을 닫기 위해 꽂은 나의 오래된 이어폰.



구멍이 났으면 어떠랴

바닥에 뚫린 것은 아무도 모른다는 어리석은 고집을 부리며

차가운 얼음 위를 걷는 나의 구멍 난 양말.



이제 와 보니 나 어느 것도 지켜낸 것이 없네,



어느 것도

성한 것이 없어.



이제는 나 아무것도 사랑할 수가 없겠구나.



사랑아, 이제 나는 너조차 사랑할 수가 없겠어.




<척애> By 초록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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