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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Jan 30. 2024

투. 꿈속에 마이볼

엇. 공이 생각보다 너무 가벼운데? 뭐지?


아이 모르겠다. 일단 고!

드디어 그렇게 기다리고 고대하던 내 첫 볼링공을 갖고 나서  신나게 던지다 깬 꿈은 너무나 달콤 달달했고 그만큼 여운이 짙게 남아 아쉬움이 뚝뚝 흘렀다.

아. 진짜 갖고 싶다. 마이볼.


볼링 선수들처럼 잘 치고 돈 많은 부자들만 왠지 갖고 있는 듯한 색깔도 화려한 자기 공. 거기다 멋지게 캐리어처럼 공을 넣고 볼링장에 끌고 다니는 가방까지. 정말 볼 때마다 눈이 따라 돌아가며 어찌나 부럽던지 말로다 표현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러다 급기야 오늘은 생생한 볼링골을 갖고 치는 꿈까지 꾸고 말았다.






겨울 방학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쯤.

처음 볼링장으로 날 인도했던 친구 원이가 자기랑 같이 이번 방학 때 볼링왕으로 거듭나 보자며 같이 강습을 받자고 말해 다시 한번 내 맘 속 볼링에 대한 불씨를 댕겼다.


하지만 집 근처 볼링장을 알아본 결과, 원래 강사샘이 그만두셨그룹강습은 불가능한 상황.

무조건 내편 아빠를 졸라 숨고(숨은 고수 과외샘 찾기 웹)를 뒤진 끝에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강습비로 집에서 조금 먼 볼링장에서 방학 동안 개인강습을 기로 했다.


물론 당연히 그에 따른 엄빠의 필수조건 조항이 따라붙었다. 방학 동안 늘어난 독서타임과 오전 영어도서관 다니.

그래도 좋았다.

난 지금 볼링이라면 그 무엇도 오케이다.





내 볼링코치님은 눈이 작고 꽤 재밌는 말투의 프로선수이시다. 기본자세를 미리 유튜브로 공부하고 온 보람도 있었다. 특급칭찬으로 엄빠도 나도 기분 좋게 출발한 볼링강습은 생각이상으로 너무 재밌었다. 한 시간 강습은 5분처럼 지나갔고 연습시간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엄빠를 졸라하고 또 하고.

그리고 조금씩 꿈꾸기 시작한 볼링장공(명칭 하우스볼)이 아닌 내 공(마이볼)을 갖는 꿈.

나도 멋진 마이볼이 생겼으면! 너무 좋 겠 다!


3월이면 내 생일이 다가오는데 그때를 노려볼까.

아니 아직도 두 달은 더 있어야 하니 좀 빨리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잔머리를 작동시켜 말 잘 듣기, 내방 청소 잘하기 권법으로 슬슬 엄빠에게 물밑작업을 시작한 나.


그리고 곧 나의 간절한 꿈은 이뤄지게 되는데..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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