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 Feb 06. 2024

쓰리. 번쩍번쩍 광이 나도록

드디어 그렇게 기대하고 고대하던 나의 꿈!

자다가 꿈에서도 본 반짝반짝 하늘빛 마이볼을 갖게 되었다!


마이볼이 나에게 온 그날부터 닦고 닦고 또 닦고, 세상 가장 반짝반짝 나도록! 손에서 불이 나도록 정말 수없이 공을 닦아댔다. 볼링장 공들 중 그 누구의 공보다도 가장 눈에 띄게 번쩍일 정도. 색까지 밝은 에매랄드색에 모두가 나의 공만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내 몸 어디도 이렇게 열심히 닦아본 적이 과연 있었던가.


두 달도 더 남은 생일선물을 핑계로 결국 마이볼을 사게 되면서 볼링에 볼 자도 몰랐던 우리 가족은 우선 우리의 친절한 친구 네이버에게 볼링공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름도 생소한 다양한 볼링공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왔지만 여전히 전혀 알 수가 없었고, 결국 배우는 선생님께 SOS.

앞으로 키도 손도 더 커질 예정인 가운데 파운드(공의 무게)를 정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선생님이 함께 고민해 주신 덕분에 일사천리로 로드필드 사 제품에 하이브리드  12파운드로 가장 맘에 드는 디자인을 골라 인터넷으로 구매완료!

거기서 또 끝이 아니라 볼링공은 지공작업을 거쳐 자신의 손에 맞춰 수작업을 한 후 비로소 쓸 수 있게 된다. 이때 투핸드냐 원핸드냐에 따라 뚫는 구멍수와 위치를 결정하게 되고. 진정 볼링의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단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었다.





세트로 받은 공 하나가 딱 맞게 들어가는 볼링 가방엔 바퀴를 수동으로 달고 끌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바닥과의 마찰로 소음이 크게 나서 주변 누구나 볼링공을 끌고 가는구나를 멀리서부터 알 수 있을 정도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사실 공짜나 다름없이 받은 거라 곧 그 가방과 바퀴는 수명을 다하고 만다.)

그냥 너무너무 좋으니까.


급기야 잘 때조차 안고 자고 눈뜨고 일어나도 제일 먼저 내 눈앞에 마이볼이 있어야 하고.

거실에서 놀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책을 볼 때도 함께 해야 하는 사랑하는 내공. 마이볼이 나에게 있었다!






제대로 코치님의 볼링 강습을 받기 한 달 전.

너무나 볼링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도 가슴도 열정으로 꽉 차 버린 난 유튜브를 찾아 선수들의 포즈와 경기들을 보며 푹신푹신 가벼운 장난감 공으로 역시 장난감을 핀 비슷하게 세워놓고 포즈를 따라 연습한다고 혼자 집에서  많이도 던지고 던졌다. 늦은 시간엔 엄마의 폭풍잔소리를 견뎌가면서도.

그리고 곧  알게 되었다.

볼링의 신세계가 있단 것을.

이젠 강습으로 기본실력을 갖추고 자세를 다듬어 세상 누구보다 볼링을 잘하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어졌다.


그리고 강습 두 번째 날(주 1회씩)이 지날 때쯤,

기막힌 우연으로 집 근처 마이볼링장에서 역시 볼링강습을 받고 있던 절친 준이를 만나 우린 세기의 볼링 대결을 한판 기로 약속하는데..


(4편으로 이어집니다.)

이전 02화 투. 꿈속에 마이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