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독서 교육도 박물관의 전시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에서 받은 독서 교육을 떠올리면? 독서통장, 독서인증제, 한줄독서록, 독서오름길 등 다독을 권장하는 장치들을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방학 숙제에는 '한줄독서록'이 빠지지 않고, 학기마다 수십 권의 '추천도서 목록'은 친절한 선생님의 보너스다. 도서관에서는 대출을 가장 많이 한 학생에게 ‘올해의 독서왕’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하기도 한다.
심영택·고미령(2020)은 이러한 책 읽기를 ‘경쟁적 책 읽기’, ‘성과주의적 책 읽기’라고 비판하였다. 이런 교육적 장치는 아이들에게 책을 펼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독서 의욕을 잃게 만드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Schwanenflugel & Knapp은 재클린 에클스와 위그필드의 읽기 동기의 기대 × 가치 모형으로 읽기 동기를 설명했는데 ‘유용 가치’를 설명하는 가운데 고전적인 외재적 동기(보상과 처벌)는 교육에서 매우 흔하지만 ‘가장 유용하지 않은 수단일 것’(Schwanenflugel & Knapp, 2015/2021:412)이라고 주장하며 외적 동기 부여가 내재적 동기 부여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이미지 출처: EBS 다큐멘터리K '책맹인류'
작년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K '책맹인류'에서도 외적 보상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외적 보상에 길들여진 경우, 어떤 활동을 하려고 할 때면 "선생님 이거 하면 뭐 해줄 거예요?"라고 되묻는 아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한 손에 스티커와 다른 한 손에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달린 스티커판이 들려 있지 않은가?
독서교육을 열심히 하는 교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독서통장, 독서오름길, 한줄독서록, 책 읽어주기 등 다독을 권하는 프로그램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