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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뜰지기 Jun 28. 2024

13th.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그림책 <개욕탕>,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누군가 뱉은>

 학기 초 <공손하고 다정한 우리:공다우>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해살이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서로 약속을 하고 학급과 학년 전체가 다모임이라는 공동체시간을 통해 한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배려와 존중입니다. 그래서 몸으로도 말로도 생각으로도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는 약속을 세웁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서로 가까워지고 조금씩 경계가 허물어지다 보면 친한 만큼 서로 선이 없어지면서 또 긴장이 풀리면서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생기기도 하지요. 커나가는 아이들이 한데 모인 학교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걸 지도하는 입장인 교사와 계속 나쁜 영향을 주거나 받게 되는 학생으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습니다. 특히 학기말이 되는 시점에는 빨리 방학이 와야 한다는 말이 턱까지 차오르게 되지요.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네,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작은 실천을 해보는 주말을 보내지요.



주말 숙제에 어울리는 그림책

1. 개욕탕 : 저~고학년 모두에게 추천!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체가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아요.


이 책은 한 꿈쟁이가 도서관에서 읽고 재미있다고 추천해 주어서 반 친구들과 함께 읽었어요. 그림체가 사랑스럽고 귀여운 강아지들이 잔뜩 등장하는 그림책이라 아이들도 좋아해요. 몸을 씻는 곳이지만, 마음까지도 깨끗이 씻기워지는 모습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번 주제와도 잘 어울려요.


2.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중~고학년에 추천! 스무고개처럼 '나'는 누구인지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찾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이 책은 월요일에 읽으려고 아껴두었어요. 숙제를 다 하고 나서 소감을 나눌 때 함께 읽어보려고요. 언어에 대하여 스무고개놀이하듯이 써 내려간 책을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무엇인지 찾아나가는 재미가 있어요. 아이들에게 조금 어려울 수 있어서 저학년보다는 중~고학년에게 추천합니다.


3. <누군가 뱉은>: 저~고학년 모두에게 추천! '나쁜 말'이라는 주제에 가장 적합한 책이에요. 

저는 이 책을 함께 읽었어요. '나쁜 말'에 대한 그림동화책은 사실 많이 있지만 너무 교훈적이거나 뻔한 내용보다는 조금 새로운 시선과 생각으로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고른 책이에요. 이 책은 상처를 준 사람도, 상처받은 사람도 아닌 바로 '나쁜 말' 자체가 주인공이거든요. 나쁜 말이 어떻게 태어났고, 그 말이 친구를 만나서 어떤 걸 보고 생각하고 느끼게 되는지를 이야기로 풀어나가요. 


 표지의 그림을 보면서 "아이가 그린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의 그림과 닮아서 더 친근감을 느끼며 책을 살폈어요. 화가 났을 때 사람의 머리에서 신호가 오면 나쁜 말들이 그리로 들어가서 다시 입으로 나온다는 설정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에 꺼져를 만든 사람이 쓰러지는 장면을 통해 실은 나쁜 말이 다른 누구에게도 아닌 나 스스로에게 가장 좋지 않은 말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는 이런 질문을 했어요.

표지에 보이는 사람이 뱉은 것은 무엇일까?

'꺼져'가 나쁜 말 친구들의 행동을 보며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런 말을 하는 친구들을 본 경험이 있죠.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나는 어떤 검댕이를 만들었을까요? 

그 검댕이를 다시 흰댕이로, 알록달록이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참, 중요한 걸 깜빡할 뻔했네요.^^

이런 책을 읽으면 어느 교실에서나 벌어지는 공통적인 현상이 있습니다. 바로 고, 자, 질!

"선생님, 00이가 저한테 저번에 XXXX이라고 말했는데요."

"선생님, 얘 욕 엄청 잘해요."

"선생님 있을 때만 착한 척하느라고 그런 거예요."

...

가만두면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여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미리 주의 사항을 줍니다. 

<주의 사항>    *남의 허물을 들추지 않기     *나의 이야기만 하기!


우리가 손가락질을 하면 한 손가락은 다른 사람을 향하지만
 세 개의 손가락이 나를 향하는 것처럼,
내가 나쁜 말을 할 때도 친구에게는 한번 달라붙지만
나는 머릿속에서 한번, 입에서 한번, 내 귀에서 또 한 번
이렇게 세 번이나 나쁜 말이 달라붙게 되지요. 



꿈뜰의 13번째 특별한 주말 숙제

13th. 주말 동안 나쁜 말 금지!

-나쁜 말을 하지 않고 주말을 보낸 소감을 쓰세요.


"선생님, 이건 진짜 어려운데요."

"와아, 큰일 났다."

"이거 못할 거 같아요."

"나는 쉬운데?"

 다양한 반응입니다.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쉽다고 할 줄 알았거든요. 제 눈에 보이는 꿈쟁이들은 모두 사랑스럽고 귀엽고 마음씨가 예뻐요. 한 학기가 다 흘러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제 앞에서 보이는 모습과 다른 모습들이 많이 있나 봐요.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얼굴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이번 숙제에 대한 엇갈린 반응을 보면서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주말이 지나면 어떤 이야기를 들고 올지 기대해 봅니다. 검댕이를 팍팍 튀기던 친구들도 조금은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길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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