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에 하는 귀국 계획
이 글을 쓰자고 마음을 먹게된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언젠가 이곳을 떠나게 될텐데, 여기서의 추억, 배운 것들 모두 값지고 소중하니까 잊어버리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두자.
그리고 '이 기록들 속에 읽는 분 한명이라도 도움을 얻게 된다면 의미가 깊겠지' 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6년 전 4월 어느날 강아지 한마리랑 남편이랑 샌프란 공항에 도착했다. 난 유학이나 교환학생은 한번도 해본 적 없는 한국 토박이였다. 남편 하나 달랑 믿고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에 다니던 회사 때려치우고 몇달 뒤 이 땅에 도착하고 시차 때문에 중간에 눈을 떴을 때는 아침 7시, 두 눈에서 눈물이 소리없이 주욱 - 흘렀다.
내가 왜 여깄지? 이상한 감정이었다. 난 한국 땅에 있어야 하는데 여기 있는게 이상했다. 그렇다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아니었고 알쏭달쏭했다. 낯선 환경이 내게 주는 일종의 우울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원이나 유학 등의 확고한 목표 없이 꽤 무작정 왔기 때문에 느꼈던 일종의 허무감과 두려움이었던 것 같다. 항상 계획하고 목표를 향해 달리는게 익숙했던 내가 미국에 올 때는 딱히 아무 생각 없이 왔다는게 의아하다.
그랬던 감정도 차츰 사라지고 미국의 환경에 적응하느랴 향수병같은 것은 모르고 신나게 지냈다. 남편은 열일 제쳐두고 항상 내가 심심해 할까봐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양한 몰과 마트에 나를 데려가주었다. 원어민처럼 음식 주문하기, 커피 주문하기, 전화하기, 물건 고를 때 그리고 결제할 때 스몰토크하기, 운전 등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처음부터 시작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회사도 다니고 이 땅이 내게 줬던 그런 낯선 느낌은 없으니 시간이 약이란 말도 맞고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기특하다.
물론 그 와중 2년마다 찾아오는 향수병이 날 괴롭게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단순히 향수병만이 아닌 여러가지 이유로 이곳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가려고 계획 중이다.
진짜 한국으로 가게 되기 전까지 나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여기서 보고 배운 것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