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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i Whale Jan 13. 2023

안녕 나의 선샤인

마음을 치료하는 소설가, 동희 입니다. 


의사도 쓰고 환자도 쓰는데 왜 정작 상담을 업으로 하는 상담사들은 상담 얘기를 잘 쓰지 않을까요?


면허증이 아닌 자격증으로, 몸이 아닌 마음을, 약이 아닌 말(또는 다른 표현방식)로 치료하는 상담사들은  '충분할 수 없다'라고 "부족함을 가지라'라고 교육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아 확실하지 않고 그렇기에 심리상담을 하는 사람들은 일에 관해 병적으로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일이기에 처음 상담을 배울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얘기는 '평생 공부해라'였습니다. 안 그런 일이 어디 있겠냐 싶으면서도 상담이 유독 잘난 척하기 힘든 분야라는 것을 상담하는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상담사는 내담자와 안갯속을 같이 헤매며 길을 찾습니다. 그래서 집중해서 듣고 곳곳에 등불도 놓으며 혹여나 놓치지 않게 마음의 손을 꼭 잡습니다. 하지만 상담사는 그 안개가 걷히면 같이 사라져야 건강한 존재입니다. 훌륭한 상담은 결국 내담자가 상담자 없이 충분히 잘 지내는 것이 목표니까요.


상담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을 때 '감히 내가? '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나 정도면 어때서?'라는 자신감도 삐죽 들었습니다. 삶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적어도 10년 이상 1주일에 10 사례했다고 해도 5200 사례이고 학교 다니고 논문 쓰고 공부하고 사례 연구하고 분석하는 시간까지 하면 1만 시간은 진즉에 넘었으니까요. 헤아려보면 상담계에 입문한 지 올해로 20년 차 되었네요.


충분하다고 자만하는 글은 아니에요.

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제 인생의 절정인 순간, 지금.

상담실을 찾아오신 '나의 선샤인',

'당신'에게 전하는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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