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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양 있는 아줌마 Nov 24. 2022

육아를 하면서 겪었던 별의 별일.

육아를 하면서 내 아이와 다른 아이, 나와 다른 아이의 엄마. 

이런 관계 속에서 겪은 어느 한가지 일이 나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분명 나에게는 큰 상처였고, 내 마음과 정신에 극강의 충격을 받았고,

지금까지 내마음에 영향을 주고 있기에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조금 두려운 일이지만, 

꺼내어 살펴보면 그 일에 발목 잡힌 채 묶여있는 내 마음이 조금 편안해 질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나는 여자 아이가 첫째이고, 타지에 와서 아이를 낳았기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첫째 여자 아이가 2살 즈음에 우연찮게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같은 나이의 여자아이를 키우는

여자사람을 알게 되었다. 이 아줌마의 자녀는 딸 아이 하나이다.

아파트를 오며가며 마주친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어린이집 다니기 전에 방문미술을 시켜주고 싶어서

맘카페에 난생 처음 글을 올리게 됐는데 그 인연으로 만나고 보니 같은 곳에 살아서 특별함을 느꼈다.

또한, 엄마로서 누군가와 소통을 하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만남이 소중했고, 자녀가 같은 성별이라서 

공유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이후로 첫째아이 어린이집도 함께 알아보며  같은 어린이집을 2년 보냈고,

5살 때도 같은 유치원, 같은 반에 다니게 되어서 만나는 횟수는 더욱 늘었다.

나보다 두살 많았고, 성향도 잘 맞았기에 처음부터 "언니"라는 호칭이 나왔다.

그렇게 "언니", "언니"하며 육아와 힘든 일도 공유하는 동안  나는 이 관계가 편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서로 사택에 살아서 가정생활에 있어

이해되는 부분이 더 컸다.

그런데 어느날,

내 남자 땡땡이 아이가 5살 때, 여자 아이는 7살때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일을 마치고, 놀이터에서 두 명의 땡땡이들을 놀리고 있었다.

첫째아이와 그 친구도 함께였고, "그 언니"도, 나도 함께 있었다.

그러다 다투는 소리, 짜증내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내 아들이 누나들에게 치대고 있었다.

남자아이 특유의 몸으로 누나들에게 놀자고 하는 의미의 액션이었다. 나는 몇 번 제지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다시 놀고 있었는데 " 그 언니"가 갑자기 놀이터에 다른 아이들,

다른 아줌마들도 많은 상황에서 내 아들을 크게 혼내고, 나에게도 "땡땡씨, 어쩌고 저쩌고~."라면서 

 자기 아이를 데리고 씩씩대면서 갔다.

나도 그 상황을 계속 보고 있었고, 평상시에도 나는 놀이터에서 아들의 행동이 과격해지면 제지할

심산으로 늘 옆에 붙어있는다.

나는 그 언니가 저리 반응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싶어서 어안이 벙벙했다.

또한 너무 당황스러웠다. 아니 성인인데 주변에 사람도 많은데 왜 이렇게까지 화나는 감정을 표출하는 

거지?

우리는 소위 친한관계인데 우리 아들을 한두번 본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저렇게 버럭 화를 내고 가버리는 걸까?

어떻게 아파트에 함께 사는 많은 아줌마들과 아이들 앞에서 나와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모욕감을 줄 수

있을까..

우리가 함께한 게 몇년인데...

나는 이러한 갑작스러운 상황에 수치심, 모욕감 등등 정말 형용할 수 없는 무안감을 느꼈다.

그 날밤에도 별다른 연락이 없길래 내가 먼저 문자를 보내 내일 이야기 좀 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언니는 지금까지 내가 아는 모습이 아닌 상당히 고압적이며

퉁명스러웠다.

주저리주저리 긴 이야기이다. 

내가 상처를 받은 부분은  <"우리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한 게 있으면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다."

라고 했고, 혹시나 그 전부터  남자 동생을 자주 봤으니 함께 놀면서 안 좋았던 점이 있었으면 나에게 

미리, 언제든지, 말해줄 수 있었지 않았냐,,,, 어떻게 우리가 한 두번 본 사이도 아닌데, 그런 상황에서

나와 우리 아이에게 그런 태도로 대할 수 있나,,,내 입장에서는 우리 아들의 행동보다 나에게 악감정이 

있어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이다.

그런데 그 언니는 

그 당시의 내 아들 행동에 대한 초점이 아니라, 내가 아이를 양육하는 모습이 잘못되었다..

그렇게 양육하면 안된다......라는 훈계투의 말을 하였고,  더 가관인것은 우리아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한 행동은 엄연한 폭력이며 여기 아파트 사람들이 교양이 있어서 우리 아들 행동을 봐주는 거다...>라는

내 입장에서는 궤변을 쏟아냈다.

마지막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 

자신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인양 비겁하게 다른사람까지 끌어들여  합리화하고 나를 고립시키는

 그 못된 마음에 진저리 났다.

나는 사택에 살기 때문에 행동이 조심스럽다. 

또한 나는 육아에도 관심이 많고, 늘 배울려고 했으며 일하면서도 아이들과 자주 놀아주며 온 마음을

쏟았다.

방어적으로 합리화하는 말이라기 보다 내가 엄마로서 교양과 상식밖의 행동을 한 게 아니라고 외치고 

싶은것이다.

저 언니도 분명 나의 마음과 고민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 어찌 저런 말을 하는 걸까.

왜 나의 육아 방법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는 걸까? 그건 자신만의 관점이 아닌가?

나도 솔직히 말하면 저 언니의 육아 스타일이 내 스타일도 아니며 평가를 내리면 별로다. 

맞다. 보복심리가 포함된 말이다. 

뒷담화를 좀 하면, 자신은 야무진 엘리트이며  자녀 또한

합리적인 교육관으로 독립적으로  바르게  잘 키운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나는 아이 두명이라 

이 언니에게 자주  육아가 힘들다고 찡찡거렸는데 그럴때마다 내가 아이들에게 너무 쩔쩔맨다고 했다.  

육아란 무형의 형태로 엄마는 사랑으로, 자신의 성향대로, 스타일대로, 양육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완벽한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인생 스토리도 모르면서 지적질 할 수 있는가?

그 언니의 오만함이 나를 치떨게 만들었다.

그 당시 당황해서 어버버하고, 말을 또이또이 못한 것 같아서  분했고, 나를 대하는 당당한 태도가 

를 갈게 만들어서 두고두고 이 일만 생각하면 부아가 치밀었다.

이후 일 년 있다가 이 언니는 생활 근거지를 옮겨서 지금은 더이상 보지 않아도 되기에 더 큰 마음의 

동요없이 이 일을  묻어둘 수 있었다.

우리 아이가 했던 행동을 바라보는 관점과 행위의 수위를 받아들이는 기준점이 다를 수 있다.

인정한다. 나쁜 행동을 했으면 사과해야 한다. 그 언니 입장에서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사과를 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우리 아이의 행동'이 아닌 '우리 아이를 이렇게 기른 나의 행동'에 대해서 인신공격을 받았다.

정말 사람에 대한, 친밀한 관계에 대한 혐오와 증오심이 생겼다. 

내 마음을 내어 보여주고, 소통했던 우리의 시간들이 진실된 것이 아니었는지 개탄스러웠다.

1~2년도 아니고, 5년의 세월이었다. 이 사람은 그동안 나와 대화를 하면서 나를 늘 자신의 잣대로 평가를

해왔구나......... 무서움이 밀려왔다.

이런 일을 겪고, 엄마로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는 "언니"라는 친근한 표현을 하기 어려웠고,

호칭을 삭제해버린 채 대화를 하였고, 우리 아이 친구들에게 나는 "이모"라고 불리는 게 거부감이 

느껴져서 "아줌마"라고 스스로 칭하면서 이야기 한다. "땡땡아 안녕, 아줌마가 맛있는 거 줄까?"

이런식이다.

이 일의 여파가 내 마음속에 꽂혀서 아직은 쉬이 회복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나에게 생긴 불행한 일'에 포커스를 두니 앙갚음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감정이 소화가

되지 않았다.

왜 나에게 이러한 일이 생긴걸까? 그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자책까지 하게 되니 기막혔다.

또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격을 당했기에 자존심이 매우 상했고 사람에 대한 불신도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사는 세상, 다양한 세상, 다양한 사람, 

내 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당한 것'이라 여겨지지만,

그 사람에게도 나의 어떤 면이 불편했겠지.,,,하는 자기 위안을 곁들어

그 일을 마주보고 더이상 내 마음이 쪼그라들고 위축되지 않도록 이 또한 넘겨봐야겠다.

'유독 나에게  기분 나쁜 일이 생겼다.'보다

 '나에게 이런 일도 있었다."로 바꿔 생각하면 더 낫다.

많은 일 중에 하나, 별의 별 일중에 하나 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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