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예비 학부모 자격조건, OO
지구인 자격시험, 통과하셨습니까?
그래요, 나 지금 믿기지가 않아요
제목 : _______ (뭐였더라)
믿기지 않겠지만
<A> 갈등이나 고통없이 평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있다.
<B> 그들은 잘 차려입고, <C> 잘 먹고 잘 잔다.
<D> 그리고 가정생활에 만족한다.
<E> 슬픔에 잠길 때도 있지만 대체로 마음이 평안하고 가끔은 끝내주게 행복하기까지 하다.
<F> 죽을 때도 마찬가지라 대개 자다가 죽는것으로 수월하게 세상을 마감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정말 존재한다.
지금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자문할 타이밍.
위 시를 다시 읽고 물어봅시다. 나는 어디에 해당되는 '사람'입니까?
먼저 <A>에 체크하신 분?
"갈등이나 고통없이 평탄하게" 살아가고 계시는 군요. 부럽습니다.
어디에 기준을 둘 지에 따라 갈등 내지 고통이 되기도 하고, 뭐 이 정도면 평탄하지~
하고 까짓거 퉁치는 기술을 장착하셨다면
그 또한 탐나네요.
저는 <A>엔 해.당.없.음.
<B>는요?
잘 차려 입었나요?
한창 첫 아이가 영유아기일 땐, 엄마도 아이도 풀세팅이 되어 외출한 모녀나 모자를 보면
참 신기했어요. 저 엄마, 화장할 기력이 있는 거 보니 아이가 순한가봐~
저렇게 이쁘게 입고 젖은 어찌 먹이며, 애가 이유식이라도 엎으면? 그 난동, 절레절레.
상대적이지만 그 시절과 지금을 비교하자면, B요?체크! 가뿐히 합니다.
<C>잘먹고 잘잔다!도 매한가지고요.
겨울이니 조끼에 털좀 있고, 더이상 기저귀랑 가재수건 말고 우아하게 책좀 넣고 다닐 가방있으니 명품저리가라~훠이~훠이~
<D> 그리고 가정생활에 만족한다?...
시인의 의도가 도대체 뭘까요?
가정생활에 만족하다뇨. 그것 참.
난코스네요. 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D>에 대한 답을 달리할 예정인데요. 여러분께는 ... 뭐
초면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연재에 신뢰감을 잃지 않고자, 수줍게 고개! 끄덕일게요.
가정생활에 만족하는 엄마이자 교사,
그게 바로 접니다. 호호.
못볼꼴도 고이 봐주는 상대, 격주에 한 번씩 만나는 인생친구들이랑은?
이번주 금요일 밤 만나서 <D>를 소재로 잠시... 울고 갈게요. 흐흑.
<E>는 어떠세요?
슬픔에 잠길 때도 있지만 대체로 마음이 평안하고 가끔은 끝내주게 행복하기까지 하다.
'대체로' 마음이 평안하다. 에는 자세를 낮추어 답할지언정
'가끔은' 끝내주게 행복하다는 싯구라면.
전제가 꽤 마음에 든달까요?
남편이든 아이들이든, 너무 자주 끝내주는 행복을 전해준다고 생각해보세요. 좀 질리지 않나요?
이거 뭐 부담스러워서 원. 같이 살기 좀 불편할지 몰라요. 현재? 매우만족.
<F> 죽을 때도 마찬가지라 대개 자다가 죽는것으로 수월하게 세상을 마감한다...
전 아직 죽기 전이라 자다가 죽을지 말지는 운동하는 거 봐서~ 그때가서 마감방식, 정하려고요.
따져보니.
저는 이 시에서 말하는 '그런 사람들'에 해당되진 않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이쯤이면 이 시의 제목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미국시인, 찰스부코스키의 <<외계인들>>이라는 시예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님의 저서 <공부란 무엇인가>에서 발췌한 주옥같은 글입니다.
(이쯤에서 점검사항: 혹시 <A>~<F>, 여섯가지 모두 해당되시는 외계생명체, 계시면 본 연재북 독자로 자격미달입니다.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남아 계신 분들은 지구생명체라 믿고 (다행히 지구인 자격시험, 통과하셨네요) 이제 까놓고 얘기해 봅시다.
그럼
도대체 이 시의 어디가 주옥같냐 따져물으신다면.
부모라면 마치 필연적 과업으로 삼아 마땅할 그 것.
그래요. 우리 아이 걱정이요. (걱정이나 고민없으신 분 또한 퇴장하셔도 좋습니다.)
아이로 인해 머리 싸매가며 갈등을 겪고 눈물도 짜 내며 고민하지 않은 순간이? 우리 과연 얼마나 될까요?
다행히 외계인이 아니라서 그래요. 근데..
그런 내새끼가 이제 학교를 간답니다.
"너 너무좋겠다~" " OO이 형님 되네~" "입학 축하해!"
라며 내 딴에는 웃는다고 애쓰는데, 저 시끼 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속이 문드러집니다.
가끔 풍선이나 폭죽대신 울화통도 터지고요. 암요암요. 저도 다 겪었는걸요.
외계인이 아닌 이상 내 자녀에 관해서 만큼은 자다가도 벌떡, 기립근이 열일하는.
뭐 그런 고민과 근심.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그 고민의 결과가 아이를 성장하게 도울지, 낙심하게 이끌지는
정상적인 양육철학, 교육관이 8할. 맞고요. 그래서 감히 정상회담 제안드렸습니다.
예비입학, 여덞 살.
학생도 처음, 학부모도 처음.
근거없는 뜬구름 위에서 대기의 흐름따라 휘청대느라 홀로 앓지 마시구요.
이제 저랑 매주 월요일 만나요.
댁네 자녀가 우리반 아이가 될런지.
내 아이의 동료가 될지 모를일 아닙니까?
내 새끼만 잘키워서 뭐하겠어요. 금지옥엽 키워놓으면 뭐 저 혼자 산대요?
주변에 이왕이면 정상적인 어른, 괜찮은 친구가 많을 수록 우리집 애도 잘 자라지 않겠습니까?
오늘부터 그 자격조건.
"걱정" 숨기지 말고, 같이 해결해가며. 잘 좀 살아보면 어때요?
어차피할거면 , 가성비있는 걱정근심 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