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면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입체가 아닌 그림을 다각도로 보도록 한 신박한 시도

by orosi

루브르박물관이요?
관광객 쓰나미가 일기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5미터 앞에 바짝 서서 희한하게 작품보다 크게 나오는 얼굴크기에 민망할지라도, 곧 죽어도 go!
셀카부터 박을까요?


주변이 소란하도록 누구나 주목하고, 여행자들의 비자발적 동선이 되고야 마는 작품들 말고도, 살짝 마음과 시선을 틀어봐도 좋다. 때로는 의도치 않게 만나는 보석같은 작품들이 꼭 있다. 파리의 도서관이 내게 그랬듯이.


사모트라케의 니케를.. 냅다 보는 이들이 전면 모습에 매료되어 있을 때, 슬며시 뒤로 돌아가

두 날개의 색과 세부묘사 차이를 눈에 담아 본다. 사정을 알고 나면 보려는 것이 담고 있는 스토리에 주목할 수 있으니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니 준비없이 온 나로서는 예전기억이라도 끄집어 내 본다.


대개 루브르 박물관이라고 한다면 떠올릴 법한 작품들은 열에 아홉은 동일할테다.

나의 글감이 된 것은, 모나리자도 아니오, 유리 피라미드도 못 되며, 그렇다고 사모트라케의 니케상도 아닌, [The battle of David and Goliath]. 다윗과 골리앗의 전투다.

평면회화라는 고정관념을 기꺼이 깨 준 그림의 입체 시도로부터 내가 얻은 감흥은 매번 그렇듯 인간관계와 맞 닿아 있다.


평면만으로는 전할 수 없었던 작품의 함의.

전시실 양쪽 벽이 아닌 사람들이 거니는 복도 가운데에 비치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거기에 있다.


작품의 뒷면 그리고 앞면의 모습이다

그림을 향해 걸으면서 우리가 보게 되는 장면.

바라보기를 멈추고 충분히 지나쳐 왔다 싶을 때,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자. 그러면 달리 마주하는 모습.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한 지인은 날더러 루브르는 주요작품만 훑어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굳이 필수랄 것을 손에 꼽아 주기도 했다. 익숙히 알고 있는 것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 감사를 전했지만 종종 나의 관심은 그 외의 것에 닿는다.

교과서나 참고서 이 외에.. 유독 시험기간에 만화책과 소설의 재미에 빠지거나 돌연 청소광으로 거듭나는 아이러니함..


그렇다. 파리, 그것도 루브르에까지 와서 굳이

회화적인 의미 이외에 생각은 또 한번 산으로 치닫는다.

작가가 의도치 않은 지극히 주관적 인사이트, 자의적 작품해석을 챙기는 나는 해리포터 오역자와 다를 바 없다. 다행히 내 글의 영향력이란 비교랄 것 없이 미미하니 안심이다.


단면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 할 것은 회화, 조각상은 물론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이와 관계를 맺든 상대를 마주하며 깨닫는 점과.. 시간을 두고, 또는 거리를 두고 다시 한번 바라보는 혜안은 이왕이면 장착하면 좋겠다.


오르세의 핫스팟이 된 북극곰 퐁퐁을 보겠다며 오르던 계단 옆. 무심히 마주한 가면 뒤에 숨겨진 얼굴 조각상(작품명, 작가. 예상대로 잊었다ㅠ).

이 또한 살짝 몸을 트는 것으로는 작품자체를 온전히 보기란 불가능하다. 과감히 몇 걸음 걷고 나야 작품 곁, 생각에 머물수 있다.


그저 묵묵히 한 면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기란.

작품도 사람도. 영락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