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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Apr 03. 2024

꽤 감각 있는 패셔니스타입니다만

보아주고 건네주는 체온

얘들아!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

격려의 숲에 돋아난 귀한 새싹들♡

오늘 너희 어떤 아침을 맞았니?


선생님은 오늘도 새벽에 글을 썼어.

화요일은 [사. 춘. 기. 록]

너희들에 대한 기록을 남겨 연재를 하는 날이니 교실 이야기를 발행했고.

수요일은 어제 국어수업에 너희 모두 시인이 되었듯이, 선생님도 일주일에 하루, 시인이 되어보는 날이란다.


오늘은 이렇게 편지로..

'행은 있으나 연이 모호한' 나의 긴 진심을 시에 담아 보려고 해.


어제는 몸도 아프고 지치는데, 안 그래도 바쁜 아침

선생님 둘째 아이가 매일 해야 하는 치료를 유독 심하게 거부하며 한참을 울어서 진땀을 뺐단다.

너희들 만나러 학교는 가야 하고,

아픈 아이는 눈에 밟히고.. 어찌나 난처하던지.

선생님도 함께 울 뻔했지 뭐야.


우는 이를 겨우 유치원 버스에 태우고 부랴부랴

출근을 하는데 첫째 아이가 가만 바라보더니, 더러 그러는 거야.


엄마! 오늘은 귀걸이를 짝짝이로 하셨네요. 평소보다  다섯 배는 더 멋스러워요. 물론 엄마는 뭘 해도 예뻐요.



손으로 대강 더듬어보니  어쩜~

정말 귀걸이를 짝짝이로 하고 왔더라고. 덜렁덜렁. 무슨 정신인지.. 씁쓸하다가도 아이 말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아침이었어.

선생님의 덜렁거리는 모습을 누군가는 '패션감각'으로 보아주기도 하는 거지.

반드시 양쪽이 대칭을 이루어야 조화로울까?

우리 반 스물여섯 누구 하나 닮은 꼴이란 없는데..

지난 시간에 선생님이 교직생활 15년, '4-5년을 주기'로 신기하리만치..  특히 더 빛나는 보석을 발견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지?

너희 이렇게 하나같이 다른데 누구보다 조화롭고

누구보다 잘 어울리거든~

오늘 우리 공개수업엔 '서로의 강점'을 보아줄 거야.

남에게 보이려 하지 말고, 내가 나의 강점을 마주하고 그야말로 찬찬히 들여다 봐 주는 거지.

지난 시간에 너희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걸 무작위로 써보았고, 우리가 그걸 함께 범주화해봤어.

기억하니?

이미 너희 안에 빛나는 강점은 있다는 걸 함께 깨달았었고.

오늘 나를 마주할 때, 그리고 친구들을 볼 때는 평소에 그냥 떴던 두 눈을 휘둥그레 키워 보기도 하고, 실눈을 뜬 채 흘겨보기도 하렴.

시각을 달리하면.. 그리고

어제와 같은 마음이면 충분히 볼 수 있을 거야 ♡


오늘도 격려의 숲에 온 걸 환영해.




[오늘 시는 학부모 공개 수업 도입부에 읽어 줄 예정입니다. 선생님의 글쓰기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연재북을 소개하고, 직접 눈으로 브런치화면을 보기도 하며 이야기 나누는 가운데, 격려수업 7번째 시간 주제인 '나의 그것(강점), 너의 그것, 우리라는 의미'를 이끌어 낼 예정이에요.

여러분이 이 시를 읽는 순간 어쩌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스물여섯 새싹들이 잔뜩 격려받고 성장하는 중일지 몰라요. 곁에 칭찬받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격려해 주세요. 격려는 잘~ 하지 못해도, 성취가 떨어져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귀한 말이니까요. 그래서 합니다. 저는 올해도 학급특색 시간이면 격려노트를 꺼냅니다.

서로를, 나 자신을 부디 격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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