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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Jul 05. 2024

닥치고 운동

기웃대기만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 책, 저 책 기웃거린다. 시작은 있고 끝은 없는 책 읽기가 벌써 다섯 시간 째다. 그래서 뭐래? 그러곤 어떻게 되었데? 에 답할 수 없는 독서였으니 제목도 기억날 리 없다.

제법 오랜만에 책을 집어들 시간이 주어진 터라 마음은 초조하고, 손은 분주하다. 절대 혼자 읽지 않으리라 작심한,  밉지는 않지만 영향력 갑인 일곱 살이 입장할 시간이니까. 

이게 뭐라고 심작박동이 빨라지냐. 


비단 오늘 만은 아니다.

주로 잔뜩 늘어놓고 이것이 싱겁나, 짠가 간 보듯 산만한 읽기를 하는 게 여러 날이다. 그리 읽다가 단출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쓰는 흉내를 좀 내보나 싶더니 급기야 책이란 걸 보면 어떤가 한다.



이 운동, 저 운동.

역시 기웃대고 살았다. 어째 좋지 않은 적은 없었고. 종목마다 지닌 매력을 찬찬히 몸으로 뜯어봤다. 그러다 보니 몸을 단련하면 못 버틸 감정도 그럭저럭 '견딜만한 것'이 되고야 마는 신비를 하필 경험했다. 종교는 없지만 이러다 운동간증을 하게 되는 날이 오지나 않을까?


그렇게 운동 덕을 보다 말고, 이만하면 나도 되겠다 싶어 배우는 사람 말고 가르치는 사람이 되는 상상을 굳이 했다. 매일 글을 읽기만 하다 말고 쓰기 시작했던 어느 처럼.


고민 없 덜컥 한 달 급여를 쏟아부었다. 편의점의 1+1 제품도 "저거 다~~ 따져 보면 두 개 값 다 받는 거~!"라며.. 살면서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안 할 인물처럼 열나게 구시렁대는 소란한 아줌마 주제에! 가끔 과하다. 돌았나 자문할 수밖에.


학교를 때려치우고 필라테스강사로 거듭날 생각이 1도 없는 나로서는 일이든 운동이든..

열심히 하는 것과 꾸준함,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굳이  거기?"까지 닿아서 스스로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순간이 꼭 있다.


사는 게 빡세다고 푸념하지 말 것.

다 내가 선택한 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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