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외로움은 통계로 설명되지 않는다

by 공인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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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은 소음의 평균치를 초과하고 있었다.
햇빛은 관중석 그림자를 짧게 잘랐고, 모래는 발밑에서 얇게 부서졌다. 체육대회 응원 연습. 빨간 조끼 16명, 파란 조끼 15명. 총원 31명. 호루라기 1개, 확성기 1개, 북 1개. 소리의 층위가 겹치며 구호가 만들어졌다.

“하—나, 둘! 하—나, 둘!”

나는 발뒤꿈치로 선을 확인했다. 석회 라인의 두께는 5.3cm. 내 발끝이 선을 넘지 않도록, 간격 2cm를 유지했다. 박자는 북의 진동 주기와 맞췄다. 구호와 북이 어긋나는 지점에서 정확히 0.2박을 더 늦추면 줄 전체가 정렬됐다. 나는 그 조정을 세 번째 구간에서 두 번 수행했다. 선생님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알아차릴 필요도 없다. 정확도는 스스로 증명되기 때문이다.

내 앞의 어깨가 들쭉했다. 세 번째 줄 오른쪽 끝의 키가 작은 아이는 박이 빠르다. 왼쪽 끝의 긴 머리 아이는 박이 느리다. 중앙의 민석이 중간 속도로 웃고 있었다. 그는 템포를 말로 보정했다.

“헤이—지금 좋다! 하나, 둘—하나, 둘—멈춰!”

멈춤 신호가 북과 동시에 떨어졌다. 평균 반응 지연시간 0.38초.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머릿속에 표를 그렸다.
동원된 인원 수: 31명.
평균 소음 데시벨: 92.5 dB.
집단 응답률(구호에 즉시 반응한 인원 비율): 87%.
소통률(내 발화에 반응한 인원 비율): 0%.

나는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였다. 내 임무는 정확히 서는 것, 정확히 뛰는 것, 정확히 멈추는 것이다. 정확은 대체로 안전하다. 정확은 사고를 줄이고, 선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정확은 옳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이상은 수치보다 먼저 찾아왔다. 북이 울릴 때 가슴뼈가 하나 더 울리는 느낌. 구호가 끝나고 공기가 잠깐 비어 있을 때, 그 빈 곳에 내 숨이 남는 느낌. 숫자로는 기록할 수 없는 차가운 간극 같은 것. 나는 그 감각을 노이즈로 분류했다. 훈련에서 노이즈는 제거의 대상이다.

덥다. 땀선이 작동한다. 관자놀이에서 흘러내린 땀이 광대뼈 근처에서 속도를 줄였다가 턱선에서 떨어진다. 길이 7cm 남짓의 궤적. 옆줄 아이의 땀도 비슷한 속도로 떨어졌지만, 그 아이는 떨어지는 동안 계속 웃었다. 옆줄, 옆-옆줄, 그 옆줄의 끝까지 웃음이 퍼졌다. 웃음은 물처럼 옆으로 번진다. 북보다 빠르게 번지기도 한다.

나는 박자를 셌다. 셀 수 있는 것만 셌다.
“둘—셋—넷—”
숫자는 언제나 안정적이다. 숫자는 배신하지 않는다. 숫자는 정확하다.

“천재야, 라인 조금만 안쪽!”
선생님의 말이 왔다. 나는 즉시 4cm 안쪽으로 들었다. 선생님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칭찬의 제스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부 기록: 보정 완료.

민석이 앞으로 나가 팔을 크게 돌렸다.
“좋아—이번엔 파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팔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부채꼴 모양의 움직임. 각도 45도, 90도, 135도. 모양이 예뻤다. ‘예쁘다’는 말은 설명이 약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말밖에 없다. 팔이 같이 움직이자, 소리가 같이 움직였다. 파동. 내 자리의 공기압도 함께 들썩였다.

나는 파도에 0.1초 늦게 올라탔다. 내 지연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스스로는 알 수 있었다. 지연의 원인을 추적했다. 감각의 초점을 박자에서 소리로 옮긴 순간, 내 근육이 반 박자를 잃었다. 이유: 불명.

“다시—이번엔 더 크게!”
민석의 목소리가 확성기 없이도 멀리 갔다. 확성기는 선생님이 들고 있었지만, 실제로 운동장을 가르는 건 민석의 발화였다. 나는 그 사실을 데이터로만 적을 수 있었다.

“자연 확성 효과 발생. 중심 발화자의 공명도↑”

아이들이 민석을 본다. 선생님도 본다. 나는 내 앞의 어깨만 본다. 어깨는 선과 거리, 각도를 알려준다. 얼굴은 박자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어깨를 본다. 어깨는 정확하다. 어깨는… 정확하지만, 대답하지는 않는다.

한 번 더 멈춤.
“하나—둘—멈춰!”
모두가 멈춘 자리에서 먼지가 천천히 내려앉았다. 잠깐의 정적에 귀가 시끄러워졌다. 정적은 소리 없는 소리가 된다. 그 소리 속에서 나는 내 위치를 확인했다. 라인 안쪽 2cm. 정확하다. 문제없다.

“쉬었다가 물 마시자!”
해산. 물병이 열리고, 뚜껑이 바스락, 스트로가 삐—하고 소리를 냈다. 짧은 음. 나는 내 물병을 반만 마셨다. 수분 섭취량 140ml. 체온 변화 없음. 심박수 안정.

사람들이 서로의 등을 친다. “야, 방금 그거 좋았어.” “아까 파도 짱!”
정보 교환, 칭찬 교환, 접촉 교환. 교환은 관계를 만든다. 나는 교환하지 않았다. 교환하지 않은 나에게 돌아오는 건 없다. 그래서 내 주변 공기는 얇았다. 얇지만, 무게는 있었다. 가볍게 눌러오는 종류의 무게.

나는 수첩을 꺼내 첫 줄을 썼다.

〈집단 응원 연습 기록〉

인원: 31
평균 데시벨: 92.5

응답률: 87
내 발화 응답률: 0


두 번째 줄을 쓰려다 펜이 잠깐 멈췄다.
무엇을 더 적어야 하지. 적을 수 있는 숫자는 충분한데, 적어야 할 말이 부족했다. ‘오늘의 공기’ 같은 문장은 수치로 변환되지 않는다. ‘같이’라는 단어도, ‘함께’라는 체감도. 내 언어는 거기서 멈춘다.

나는 펜 끝으로 종이를 톡톡 두드렸다.
박자처럼. 아니면 문을 두드리는 손가락처럼.
어쩌면 내 안쪽 어딘가에 문이 하나 있는지도 모른다. 열리지 않은 문. 바깥은 31명, 안쪽은 1명.

민석이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그 손은 나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파란 조끼의 다른 누군가를 향했다. 하지만 손의 궤적이 공기를 쓸고 지나갈 때, 나도 그 바람의 일부를 맞았다. 그 순간, 내가 여기에 있음을 잠깐 확인했다. 곧 사라졌다.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다시 물었다.
“다시 모여!”
아이들은 빨리 모였다. 나는 걸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내 발자국 소리는 내게만 들렸다. 많은 소리 사이에서 혼자만 들리는 소리는, 때로 가장 큰 소리다.

둘째 세트가 시작되기 전, 나는 수첩의 빈 칸에 이렇게 적었다.
“측정값: 정상. 이상 징후: 있음(설명 불가).”

그리고 북이 울렸다.
나는 다시 정확히 섰다. 정확히 외쳤다. 정확히 멈췄다.
정확의 한가운데에서, 아주 작은 문장 하나가 생겼다.
사람이 여럿 있어도, 나는 혼자였다.

아직 보고서에 쓰지는 않았다. 숫자 옆에 둥근 글자를 붙이는 일은, 오늘의 나에게 조금 어렵다. 하지만 문장은 이미 내 안에서 만들어졌고, 북의 울림 사이로 조용히 반복됐다.
하—나, 둘—하—나, 둘—혼자.

민석이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를 흉내 냈다. “삐—잇! 다시 해보자!”
아이들이 깔깔 웃었다. 선생님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좋다, 민석이가 분위기 띄우네. 그럼 네가 구호 리드해봐라.”

민석이 두 팔을 번쩍 들자, 파도 같은 환호가 이어졌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이들의 시선은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가 한 손을 휘두를 때마다, 그 곡선을 따라 웃음과 목소리가 동시에 움직였다.

“하나! 둘!”
“하나! 둘!”
민석의 음성이 기준점이 되고, 모두가 그 기준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동작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공기가 가벼워졌다. 틀린 동작조차 함께 웃음을 만들었다.

나는 그 공기 안에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안에서 멀어져 있었다.
나도 민석이처럼 두 팔을 들어 같은 각도를 만들었다. 라인을 맞추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각도 90도, 상하 진폭 40cm. 움직임은 정확했다.
그러나 옆에서 어떤 아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야, 쟤 좀 봐. 왜 이렇게 뻣뻣해.”
다른 아이가 덧붙였다.
“로봇 같아, 진짜.”

순식간에 웃음이 번졌다. 이번엔 민석이조차 입꼬리를 올리며 “천재야, 그냥 편하게 해, 편하게!”라고 말했다.
나는 멈춰 섰다. 내 몸이 웃음의 원인이 된 건 처음이었다. 그 웃음은 기분 좋은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약간 숙였다.
내가 정확히 맞췄던 각도, 완벽히 지킨 박자는 아무도 보지 않았다. 모두는 내 뻣뻣함을 보았다.
정확보다 우스꽝스러움이 더 빨리 퍼진다. 웃음은 박자보다 빠르다.

나는 계산했다.

총원: 31명.
나를 보고 웃은 인원: 8명 이상.
웃음 전염 시간: 약 2.3초.
내 동작 정확도: 100%.

논리적으로 나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 교실의 운동장은 내가 틀린 것처럼 반응하고 있었다.

갑자기 몸이 무거워졌다. 구호가 다시 울렸지만, 내 목소리는 반 박자 늦었다.
나는 군중 속에 섞여 있었다. 동시에, 군중과 단절되어 있었다.
이상한 균열이, 사람들 사이에만이 아니라 내 안에도 벌어진 것 같았다.

연습이 끝나고, 아이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운동장 가장자리로 흩어졌다.
누군가는 매점에서 산 음료를 들고 왔고, 또 누군가는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며 흥얼거렸다. 민석은 여전히 중심에 있었다. 그는 아이들의 물병을 서로 돌려주며, “야, 너 좀 마셔라” 하면서 장난을 걸었다. 웃음이 그를 따라갔다.

나는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와 혼자 운동장 구석에 앉았다.
뚜껑을 열고, 입을 대고, 천천히 삼켰다.
물을 마시는 행위는 언제나 일정하다. 삼키는 횟수, 평균 2.7회. 온도, 약간 미지근. 목을 타고 내려가는 속도, 초당 1.3cm. 수치는 명확했다.

그러나 오늘은, 목을 적시는 물이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물은 그대로였는데, 나만 변했다.

주변은 여전히 북적거렸다.
“민석아, 너 아까 진짜 웃겼어!”
“야, 우리 내일도 연습 끝나고 치킨 먹으러 가자.”
목소리가 겹쳐지고, 웃음이 반복해서 터졌다.

나는 그 안에 없었다.
나는 분명 이 운동장 위에 앉아 있었는데, 동시에 어디에도 없었다.
내 자리는 정적이었다. 마치 내 주위 반경 1m에만 투명한 벽이 세워진 듯, 웃음도 말도 내게 닿지 않았다.

나는 중얼거렸다.
“나는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나를 보지 않았다.”

그 말은, 보고서의 관찰 기록처럼 쓰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기록이 아니었다. 내 안에서 직접 흘러나온, 설명할 수 없는 감정 같았다.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이 감정이라면—이건 무엇일까.
분노는 아니다. 조롱은 이미 끝났다. 슬픔도 아니다. 울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공기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했다.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는 이 순간,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건… 외로움인가?”

나는 펜을 꺼내 적으려다가 멈췄다.
이건 아직 정의할 수 없는 상태였다.
관찰은 숫자로 가능하지만, 이 감각은 숫자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30명 있어도, 나와 연결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사실이, 나를 보이지 않는 존재로 만들고 있었다.

연습이 끝나자, 아이들은 무리 지어 삼삼오오 흩어졌다.
민석이 “내일도 파도 연습 한 번 더 하자!” 하고 외치자, 모두 “오케이!”라고 답했다.
그 순간, 나도 그 무리에 있었지만, 아무도 내 대답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나는 그냥 가방을 메고 운동장을 벗어났다.

돌아가는 길, 이어폰을 꽂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차가 도로를 지나는 소리, 자전거 바퀴가 마찰하는 소리,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다 들리고는 있었는데, 귀에는 닿지 않았다.
마치 내 주위에만 공기가 꺼져버린 듯, 정적이 밀려왔다.

가로등 불빛이 미리 켜진 골목을 지나며 나는 중얼거렸다.
“내가 없어도, 내일의 이 장면은 똑같이 굴러갈 것이다.”

운동장, 구호, 파도, 웃음, 민석의 장난.
그 모든 것은 내가 끼어 있든 아니든, 정확히 같은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내 유무는 변수조차 되지 않는다.

나는 발자국 소리를 일부러 크게 냈다.
“탁, 탁, 탁.”
내가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그러나 그 소리조차, 금방 공기 속에 흡수돼 사라졌다.
잠깐 울렸던 내 발자국이 증거라면, 그 증거는 1초도 지나지 않아 소멸했다.

가방 끈을 고쳐 매며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있다는 건,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성적표? 시험지? 보고서?
그건 내가 했던 행위를 기록한 종이일 뿐, 지금 내가 여기 있다는 증거는 아니었다.
내 목소리? 내 손짓?
그것도 누군가 받아주지 않으면 공중에서 흩어지고 끝이다.

그렇다면… 존재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반응을 받는 일인가?
그렇다면 지금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골목 끝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이상하게도 다리가 무거웠다.
걸음을 멈추고 서 있는데, 불현듯 스쳐간 생각.
“혹시 외로움이라는 건… 존재가 흔들릴 때 생기는 감정일까?”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책상 앞에 앉았다.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는 둔탁한 소리마저 오늘따라 크게 울렸다.
스탠드 불빛을 켜고, 공책을 펴고, 펜을 쥐었다.
나는 여느 때처럼 사건을 기록하려 했다. 그러나 손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잠시 펜촉을 허공에 대고 멈춰 있다가, 천천히 글자를 적었다.

“외로움은 사람이 없어서 생기는 게 아니다.”

쓰고 나니, 이상하게 손끝이 떨렸다.
나는 다시 적었다.

“나와 연결된 느낌이 없을 때 시작된다.”

오늘 운동장에서 나는 분명히 31명 가운데 있었다.
구호를 외쳤고, 같은 팔동작을 했고, 같은 땀을 흘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내 목소리는 합창 속에 묻혔다.

나는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숫자상으로는 ‘31 중 1’이었지만, 감각상으로는 ‘0’에 가까웠다.
통계는 내가 거기에 있음을 증명했지만, 내 마음은 오히려 부재를 증명했다.

나는 펜을 꾹 눌러 마지막 줄을 적었다.

“외로움은, 통계적 존재와 감정적 존재가 어긋날 때 생긴다.”

글자를 다 쓰자 손목이 뻐근했다.
공책 위에 남은 글씨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오늘 내 몸에 남은 흔적 같았다.
나는 처음으로, 어떤 단어가 내 마음을 직접 누르는 무게감을 체감했다.
그 단어는, 외로움이었다.

책상 위 공책 한 장을 새로 펼쳤다.
오늘은 반드시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해야 했다.
수학 문제를 풀 듯, 원인과 결과를 적고 싶었지만, 오늘만큼은 시작부터 펜이 더 무거웠다.


감정 관찰 보고서 10호

작성자: 이천재
주제: 외로움


1. 사건 요약

체육대회 응원 연습 참여. 인원수: 31명.
동작, 구호 모두 동일하게 수행.

민석 중심으로 웃음과 환호 발생.
나: ‘뻣뻣하다’는 조롱 후, 집단적 무시 경험.

결과: 심리적 단절감 발생.


2. 논리적 분석

물리적 거리: 0m.
사회적 거리: ∞ (무한대).

외로움은 단순히 ‘사람이 없음’으로 설명되지 않음.

군중 속에서도 발생 가능.


3. 신체 반응

심박 정상.
그러나 가슴 답답함, 목 건조, 집중 저하.

물을 마셔도 갈증 해소 불가.


4. 개념 정의

외로움 = ‘통계상 존재’와 ‘정서상 존재’가 불일치할 때 발생하는 감정.
즉, 숫자 속의 나관계 속의 나가 일치하지 않을 때 나타남.


5. 결론

외로움은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감정이다.
그것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겨진 잔여물이다.

감정은 ‘내가 여기에 있다’는 증명을 원할 때 생긴다.

나는 마지막 문장을 길게 적었다.

“나는 지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기분이다.”

글씨가 조금 삐뚤어졌다.
나는 펜을 내려놓고, 한동안 공책을 가만히 바라봤다.
보고서는 언제나 사건을 정리해주었지만, 오늘은 정리가 아니라 새로운 무게를 남겼다.
외로움이라는 단어는 숫자보다 더 깊게, 오늘의 나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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