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말 대신 #13

“우린 가족이잖아”라는 말이 불편해질 때

by 공인멘토
ChatGPT Image 2025년 6월 13일 오전 11_58_38.png

오디오북 입니다 https://youtu.be/QZpks-WFqts


처음엔 참 따뜻하게 들렸습니다.
가족 같다는 말.
함께 밥을 먹고, 함께 고생하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담긴 그 말.

그래서였을까요.
“가족 같은 분위기야”라는 말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안심하곤 했습니다.
이 조직에, 이 모임 안에
내 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는지도요.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언젠가부터
그 말이 따뜻함이 아닌 부담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인데 회식 안 나올 거야?”
“가족이면 이 정도는 희생할 수 있잖아.”
“가족끼리는 말 안 해도 통하는 거 아니야?”


그 말들은 나를 챙기기보다
거절하지 못하게 만드는 명분처럼 들렸습니다.

조용히 마음속에 울리던 생각.
‘정말 이게 가족일까?’



가족이라는 말이 누군가의 감정을 덮어버릴 때


“가족이라서 더 세게 말한 거야.”
“가족이니까 이해해 줘야지.”
“가족인데 예민하게 굴지 마.”

그 말들 안에는
배려보다 권위가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마치 ‘가족’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감정이 정리되고,
모든 침묵이 당연해지는 듯한 순간들.

그제야 알았습니다.
그 말이 따뜻하지 않았다는 걸.
그건 의논이 아닌, 암묵적인 강요였습니다.



진짜 가족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다


가족은 단순히 ‘오래 함께한 사이’가 아닙니다.
진짜 가족은,
서로를 살리는 존재입니다.

그 안에는 세 가지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위계는 있어도, 지배는 없어야 한다

가족 안에는
어른과 아이, 선배와 후배처럼
자연스러운 역할의 구조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통제의 권리가 되면 안 됩니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 책임을 지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배울 수 있도록
안내와 여유를 주는 구조.

그것이 진짜 위계의 의미입니다.


2. 간섭이 아닌, 자율을 존중해야 한다

“이건 널 위한 말이야.”
“가족이니까 이 정도는 말해도 되잖아.”

이런 말들 뒤에는 종종
‘내 방식대로 살아야 해’라는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진짜 가족은
상대의 선택을 대신해 주는 존재가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옆에 있어주는 존재입니다.


3. 주장이 아닌, ‘의논’이 오가는 사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대화가 생략되고,
다름이 묵살된다면
그건 더 이상 건강한 관계가 아닙니다.

진짜 가족은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어때?”
“그 말이 좀 불편했어. 너의 입장은 어땠을까?”라고
묻고, 듣고, 말할 수 있는 사이여야 합니다.



‘가족 같은 회사’라는 말에 지쳐버린 당신에게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라는 말 아래
거절이 허용되지 않고,
침묵이 미덕이 되며,
말할 권리가 제한된다면,
그건 가족이 아니라 통제된 구조일 뿐입니다.

진짜 가족 같은 회사란
이런 조건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생겨납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가 아니라,
말해도 괜찮은 분위기


참고 견디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의논하는 관계



가온은 말했습니다


“가족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가 아니에요.
말할 수 있는 사이, 말해도 괜찮은 사이예요.
그리고 그 말이 명령이 아닌 ‘의논’이 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서로에게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어요.”



당신은 지금, 어떤 가족 안에 살고 있나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내 마음이 지워지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 말이 따뜻한 울타리가 아니라
내 감정의 출구를 막는 벽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요?

이제는, 말해도 괜찮은 사이 안에서
내 감정, 내 생각, 내 목소리를 천천히 꺼내볼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그 말을 듣고도 부담이 아닌
진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관계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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