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줄 알았어요
오디오북 입니다 https://youtu.be/fr_gV8uXdbM
그런데 계속 마음에 남더라고요, 그 말이
“괜찮은 줄 알았어요.
근데... 자꾸 생각나요, 그 말이.”
대화 중 툭 하고 던져진 한 마디.
상대는 웃으며 지나갔고,
주변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나만 그 자리에 걸린 듯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냥 내가 예민한 걸까.
이 정도는 넘겨야지.
별일 아니니까.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해보지만,
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자주, 감정을 삼킵니다
말하면 어색해질까 봐.
괜히 민감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그래서 조용히 넘깁니다.
하지만 참 이상하죠.
그렇게 한 번 삼킨 감정은
나중에 더 낯선 얼굴로 되돌아오곤 합니다.
‘그 사람, 늘 그래.’
‘나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야.’
‘왜 나만 이렇게 조심해야 하지?’
어느새 그 사람은
내 머릿속에서 무례한 사람이 되고,
나는 점점 감정을 숨기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그런데, 혹시 몰랐을까요?
그 사람이
내가 상처받았다는 걸 전혀 몰랐을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던 건 나였고,
말하지 않은 감정은 결국,
오해가 되어 그 사람에게 씌워졌을지도 모릅니다.
상담실, 가온의 말
조심스레 꺼낸 이야기에
가온은 조용히 물었습니다.
“그 감정, 누군가에게 말해본 적 있나요?”
“아니면, 그냥 혼자 끌어안고 있었나요?”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요,
결국 다른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면서
천천히 당신 자신도 다치게 해요.”
그 말이
불쑥, 가슴 깊이 들어왔습니다.
나는 내 감정을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한 채,
점점 관계를 멀리하며,
그 탓을 상대에게만 돌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상처받을 수 있고,
서운할 수도 있고,
그건 아무도 탓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말하지 않고 넘기는 건
참는 게 아니라,
나를 외면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를 돌보는 일은, 결국 나에게서 시작됩니다
가온은 말합니다.
“당신이 감정을 책임지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건,
이제는 누군가를 탓하는 대신
당신 자신을 보듬겠다는 뜻이에요.”
그 말은
무겁지도, 날카롭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신은 할 수 있다’는 믿음처럼 들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작은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
조용히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그 말이 나를 왜 건드렸을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니면, 설명이라도 해볼 수 있을까
그리고 아주 작게 말해봤습니다.
“그 말이 조금 마음에 걸렸어요.”
“그렇게 들려서, 조금 속상했어요.”
말했더니, 관계는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 더 가까워졌습니다.
어색했던 마음이 풀렸고,
상대도
내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건
서로를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오해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요.
감정을 다룬다는 건,
세상과 더 성숙하게 연결되는 일입니다
그건 관계를 지키는 연습이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가온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당신이 감정을 돌아보기 시작했다는 건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로 한 사람의 마음이에요.”
그 말은
내가 내 마음을 외면하지 않기로 한 순간부터,
이미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괜찮은 줄 알았던 그 말.
혹시 지금도 마음 한켠에 남아 있지는 않나요?
이제는,
그 마음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살며시 들여다보아도 괜찮습니다.
그건 당신의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