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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거니는 집

그림책과 친구가 되어볼까?

by 서수정

아이가 세 살 무렵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보드북, 세밀화로 그려진 자연관찰 책 등 색감도 예쁘고 아이의 흥미를 주는 책을 선별하는 것도 어려웠다.

특히, 엄마들의 리뷰를 들으며 아이가 걸어 다니면서 책보다는 장난감을 더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기성 제품의 장난감보다는 아이의 두뇌를 자극시킬만한 놀잇감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

그래서 그림책을 통해 놀잇감을 만들기로 하였다.


아이가 3살부터 자연관찰 책에 나오는 과일, 채소, 동물, 풀, 꽃, 교통수단 등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림만 보며 놀기에 너무 아쉬워서 나는 책을 읽고 실물의 모양을 보여 주고 그림도 그렸다.

그림을 그린 후 그것을 가위로 오려서 소꿉놀이를 하며 다른 놀이로 연결시켰다.

예를 들면, 딸기 그림책을 보고 딸기를 주며 딸기의 씨앗, 속 모양, 색깔, 물렁한 느낌도 느끼고 먹어 보기도 했다.

딸기를 경험하게 한 후, 딸기를 그려서 색칠도 하고 가위로 오려 장난감 그릇에 넣어 맛있게 먹으며 놀이를 했다.

그렇게 다양한 것을 세심히 관찰하고 느끼고 즐기는 과정을 통해 책은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어 갔다.


아이와 이 시기에 함께 했던 그림책 읽기 중 또 하나는 그림책을 축소시켜서 같은 그림 찾기 놀이다.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책은 보드북으로 그림도 예쁘고 색감도 선명해서 아이가 좋아한 책이었다.

동물의 그림을 축소 복사한 후 오려서 코팅을 한 후 뒷 면에 찍찍이라고 알고 있는 벨크로 테이프를 붙여 놓는다. 원래의 보드북 아래쪽 모서리에

찍찍이를 붙이면 똑같은 코팅 동물을 붙이도록 하면 아이가 그림책도 읽고 같은 그림도 찾으며 이름도 익히게 되는 1석 3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책은 오로지 읽기만을 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책을 활용하고 그것을 가지고 놀이처럼 활용했더니 아이는 그림책과 친구가 되었고 활동한 내용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자라면서 배경지식의 밑거름이 되었다.

엄마표 놀이책도 만들고 아이와 엄마는 그림책 한 권을 가지고 함께 노는 친구가 되어 지금까지도 관계가 좋다.


그림책은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이가 지나도 글밥을 늘려 읽기 전까지는 다양한 방법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그림을 보며 이야기 꾸며 보기, 그림책의 뒷 이야기 만들기,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그림책 복사해서 퍼즐 만들기 등 아이와 그림책으로 친구 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엄마의 작은 관심이 아이에게 흥미와 두뇌 발달을 위한 자극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말랑한 두뇌는 만질수록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비록 당장 효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아도 꾸준함과 관심은 그 아이의 미래까지도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아이에게 얼마나 일찍 책과 친구가 되도록 연결해 주느냐가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나는 될수록 일찍 다양한 책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책을 늦게까지 읽고 좋아하게 되는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엄마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든지 아이를 채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당장 아이와 그림책 한 권 맛있게 먹어 보면 어떨까?


그림책과 친구가 되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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