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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거니는 집

오글오글 찌글짜글 너희는 누구니?

by 서수정

성장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기억은 내 주변에 멘토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고 목표를 세워주며 끌어줄 멘토가 있었으면 하고 싶은 길을 돌아오지 않아도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태어나면서 멘토가 되어주고 싶었고 유별난 엄마가 되었다.

눈을 마주치고 목을 가눌 수 있게 되면서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었다.

그 당시 나는 가드너의 다중지능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아이의 뇌를 어떻게 자극하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영역의 지능이 발달한다고 믿고 있었다.

가드너는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 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의 7가지 분야를 통해 잠재적 능력과 재능이 아닌 각 분야의 지능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기에 아이의 뇌는 만져주는 대로 발달할 것이라고 깨달았다.

말도 못 하는 아이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아이와 시작한 놀이는 오감을 활용한 책 읽기와 음악이었다.


음악은 아이의 풍부한 감성과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고 해서 클래식 음악부터 동요, CCM 등 다양한 곡을 들려주었고,

특히 엄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동요는 아이가 더욱 좋아했다.

아이가 누워있는 주변에는 병풍책, 색감이 예쁜 그림 책 등 세워두고 아이가 시각을 통해 많은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크기도 크고 작고, 모양도 여러 가지 모양의 책을 손에 쥐어주고 책의 감촉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특히 아이가 좋아하던 책은 책을 만지며 촉각을 통해 경험하게 하는 다양한 책이었다.

책을 만지면 끈적끈적한 느낌, 거친 느낌, 부드러운 느낌, 말랑말랑한 느낌, 미끌미끌한 느낌 등 놀이식 형태의 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재질도 헝겊, 비닐로 어느 장소에서도 가지고 놀 수 있어서 많이 활용하였다.


아이와 놀이식 책 읽기를 하면서 나는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헝겊 책을 읽어주며 구기며 묻는다.

“어? 오글오글 바스락 친구는 누굴까?”

”찌글짜글 빙글뱅글 너는 또 누구야? “

그러다 노래를 한다. ”아삭아삭 북북 꼬마 생쥐 살그머니 부엌으로 찬장 속을 봤구나~~ 어머 맛있는 게 들었네! “ 온몸을 간질이며 많이 웃었다.


아이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을 얼마나 오래도록 읽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되는 것 같다.

나는 아이가 책을 친구로 생각해야 가능하다고 보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아이와 놀았지만 다른 면에서는 책을 친구로 만들어 주기 위한 계획이었다.

나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것은 엄마라고 생각한다.

그저 책을 하나의 공부처럼 생각하고 던져주는 것이 아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함께 노느냐의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였다.

플라스틱 장난감이 아닌 오감을 자극하는 책과 함께 아이와 놀이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핸드폰을 통해 듣고 보는 영상이 아닌 순수한 아이의 감성을 자극해 줄 수 있는 놀이 책을 손에 쥐어 준다면 어떨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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