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완벽한 삶
일찍 일어나서, 운동으로 아침을 열고, 덜 달고 간이 약한 샐러드나 과일로 아침을 살짝 부족하게 먹는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여유롭게 산책을 나갔다가 잡곡밥과 가벼운 반찬으로 점심을 먹으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배우자가 대낮부터 삼겹살이랑 치킨을 시켜먹는다.
질낮고 칼로리만 높은 음식이기때문에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치킨의 튀김을 벗겨내고 물에 씻은 뒤 몇점 먹고, 삼겹살은 참기로 했다. 이렇게 완벽한 일상을 유지한지 3518일째다.
이것이 우리가 동물들에게 선물한 건강하고 완벽한 삶이다.
나는 강아지에게 완벽한 삶을 선물하기를 거부했다. 정크푸드와 과식, 야식과 인스턴트의 맛으로 생의 기쁨을 나눠주기로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인생의 쓴 맛에 대비해서, 요거트의 달콤함을 나눠줬다. 치사하게 내가 대충먹은 플라스틱볼을 핥게 해준것이 전부이지만 우리 개 고양이는 다른 동물들보다는 달콤한 생을 살았다. 물론 치킨 튀김을 벗겨내고 물에 씻어주기는 했지만, 내가 아는 세상의 맛을 대충다 맛봤다. 물론 사이다를 처음 줬을때는 혓바닥을 꼬집는 물에 깜짝 놀라서 점프하기는 했지만 기회는 줬다. 아메리카노는 취향이 아니라고 했고, 회는 적응하기 힘들어해서 살짝 익혀 줬다. 우리는 그래서 사소한 먹거리에도 항상 행복했다.
물론 건강한 삶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강아지만큼만 많이 걷고 많이 웃고 항상 배고플 수 있다면 강아지에게 완벽한 삶을 선물해도 된다.
“괜찮아,
맛을 봐야
인생의 참맛을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