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하지 않았다.
늦은 밤, 무거운 눈꺼풀 충혈된 눈으로 집에 도착했다.
어머니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급하게 나갔던 어수선함이 그대로 집에 머물러 있었다.
급하게 차려줬던 저녁밥, 건조기에서 꺼내놓은 빨래, 여기저기 부풀어 오른 겨울 외투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소파에 덩그러니 누워있는 아이에게 눈이 갔다.
할 말이 부푼 겨울 외투 같았지만, 바싹 마른 입술은 냉수 한 잔으로 진정을 찾았다.
집에 오는 내내 남편과 다행이라고, 심하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서로를 위로했다.
어머니는 늦은 퇴근길, 신호 대기 중인 어머니 차를, 전방주시를 못 한 차가 그대로 박아버렸다.
등에 작은 골절로 인해 입원은 하셨지만, 크게 다쳐 수술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어머니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경직된 남편 목소리에 걱정과 따스함이 스며들었다.
"엄마 내가 금방 갈게, 그냥 침착하게 있어"
"어디가 제일 아파요, 아니다 그냥 움직이지 말고 계셔"
믿음직한 목소리로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남편의 모습이 꽤 듬직해 보였다.
집에 돌아와 마주한 아들 모습, 어머니는 남편을 힘들게 키웠다고 했다.
성격의 본질,
아들은 남편의 기질을 많이 닮았지만, 섬세한 아이다.
여태껏 아이들을 내 기준에서 생각하고 재단하고 판단하고 단정 짓고 있었다.
묻지 않았었다. 그때의 감정을, 지금의 생각을
친절하지 않은 엄마였다. 그래서 아들은 매번 볼멘소리로 '엄마는 내 맘도 모르고'
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맘을 알려 하지 않았다. 나에게 공손하지 않았던 습관이 아이들 감정에도 불손했다.
지금에서야 그 이유를 깊이 들어가 봤다.
나는 왜 나에게 공손하지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았는지, 내 생각과 내 마음과 내 행동에
굳이 예민해지려 하지 않았는지, 그 모든 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의 외면이었다.
모든것이 응축되어 터지려는 지금 아이들이 엄마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판단하고 단정 짓지 않으려 한다.
아들의 볼멘소리는 자신을 제대로 봐달라는 신호였지만, 무관심과 무신경으로 빈 깡통
소리에만 집중하고 살았다.
남편과 나를 닮은 아이들이 빈 깡통 소리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내 정신을 바로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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