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보다 진한 엄마의 김치 냄새

엄마의 편지글

by 바스락

출근 시간을 아침 8시로 바꾸고 이전에 여유로웠던 아침 시간이 2배속으로 바빠졌다.

어제 퇴근해서 두 끼 먹을 찌개와 밥을 해뒀는데, 아침에 냄비 안을 들여다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음식으로 가득 채워졌던 냄비 안이 텅 비어 있었다.

먹성 좋은 아이들이 밤에 출출했었나 보다. 빠르게 아침 준비를 해야 한다는 허탈감과 뿌듯함이 교체됐다.


이유식 시작할 때도 그랬다. 볼품없이 만든 이유식을 손뼉 치며 맛있게 먹던 아이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졸린 눈을 비벼가며 채소와 고기를 곱게 다져 두 아이 이유식을 만들면 자정이 훌쩍 넘었지만, 뿌듯했고 즐거웠었다. 엄마의 마음을 알았는지 어린이집에서도 잘 먹고 잘 자라준 건강한 녀석들이 여전히 사랑스럽다.


지금은 그 마음으로 눈을 비비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내 영혼의 한 톨이라도 아이들에게 주고자 했던 노력이 밝고 맑은 영혼의 아이들로 성장시키고 있다면,

이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지켜주며 응원하고 싶다.


부모로서의 가치, 나의 존재가치를 바로 잡고, 나의 우주인 아이들이 세상 속 우주임을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새벽에 깨끗하게 비워진 냄비를 보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꺼내 닭볶음탕을 했다.

하루 끼니를 준비하고 홀가분하게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일어난 딸,


"엄마, 김치찌개 다시 해주면 안 돼"

"어, 고기가 없는데"

"고기 없어도 되니까 김치찌개 해주세요~ 네~"


깜빡이 없이 들어온 딸의 애교에, 저녁에 해주겠다는 말은 쏙 들어가고 어느세 김치통을 꺼내 김치를 썰고 있었다. 두부를 썰고, 참기름 한방을 떨어뜨려 달달 볶기 시작하면서 시간을 확인한다.


"딸, 아침은 직접 챙겨 먹어 조금 더 쫄이면 돼, 엄마 이제 출근해야 해."


"엄마 닭도리탕 했네, 맛있어" 가스레인지 앞에서 닭 다리를 뜯고 있는 딸, 너무 사랑스럽다!


맛있다는 말에 신난 발걸음은 회사를 향해 질주했다.

얼굴에 스치는 바람을 타고 코를 자극하는 김치 냄새, 입고 있던 옷에 배버린 진한 향기

엄마였기에 가능한 향기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고 사무실에 도착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불을 켜도 난방장치를 가동했다. 8시 정각이 되니 하나둘

직원들이 들어왔다. 조금 늦장을 부려도 되는 이른 출근 시간, 누가 보는 것도 아니고 체크하는 것도

아닌데, 몸은 저절로 8시 출근 시간에 맞춰 가동을 시작했다.


뿌듯하다.


두 끼를 준비해 둔 음식을 한 끼로 맛있게 먹어준 아이들, 어느새 8시 출근 시간에 익숙해진 비루한 몸

12일 차 포기 없이 스퀘트 하는 하루.


나의 뿌듯함은 나를 믿는 마음에서 시작되었고.

나의 정직은 내가 지킨 규칙안에서 움직여야 비로소 뿌듯함을 알게 된다.

나의 달라진 아침 풍경이 또 어떤 기회를 가져다줄지

어떤 기적을 만들어 줄지, 맘껏 뿌듯한 아침을 보낸 하루였다.


김치 향기는 여전히 코끝에 맴돌았다. 뿌듯함을 품고~



나에게 뿌듯함을 안겨 준 작가님들의,

엄마 이야기가 곧 시작됩니다!!


1월 17일 아이야, 너를 향한 엄마 이야기를 들어주렴!


글을 쓰는 엄마, 그 글을 낭독하는 엄마의 모습이 '26년 여러분의 가슴에 꽃을 피우려 다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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