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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리래티스 Nov 12. 2024

6. 투자는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독서 조각


모든 생물은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법칙이나 규칙을 기대한다…… 이 기대가 어긋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문제가 발생하며, 빗나간 기대를 새로운 기대로 대체하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기대들에 대해 너무 자주 실망하게 되면 그 고등생물은 문제에 굴복하고, 결국 죽고 만다.

-칼 포퍼-


칼 포퍼는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모든 생물은 동일한 법칙이나 규칙을 쫓도록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1.     문제

2.     시도된 해결책

3.     제거


칼 포퍼가 생각한 시행착오를 통한 문제해결의 모델은 위와 같이 3단계로 정리된다. 


옛 과학이론에서 과학발전의 출발점은 관찰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칼 포퍼는 관찰이 아니라 문제 인식이라고 생각했다. 문제가 없으면 관찰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우리가 단순히 시계를 본다고 해서 어떤 발전이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약속에 늦었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시계를 관찰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음부터는 늦지 않게 시계를 미리 관찰하는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출발점은 언제나 문제 혹은 문제 상황이다. 그 다음에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된다. 어떠한 시도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시도는 제거한다. 그리고 다음 해결책을 시도한다. 이것이 학습이다. 


칼 포퍼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비판적 방법론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시도된 해결책이 성공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순환한다. 


1.     문제

2.     시도된 해결책

3.     제거

4.     시도된 이론, 그리고 해결, 해결 과정에서 비판적으로 논의된 새로운 문제들


해결된 문제속에서 또다른 문제를 인식하고 다시 해결책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 그것이 칼 포퍼가 주장하는 과학적 사고이고, 과학발전의 동력이다. 


이런 과학적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비판적 방법론이다. 칼 포퍼가 생각하는 과학이란 반증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반증이 불가능한 것은 과학이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그는 프로이트의 심리학은 반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학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은 경험적 반증이 불가능하다. 어떤 인간의 행동이라도 정신분석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칼 포퍼는 과학자는 반증 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반증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메바와 아인슈타인의 차이로 이를 설명했다.


아메바는 모든 생물이 그런 것처럼 유전적으로 어떤 규칙이나 법칙을 쫓게 만들어졌다. 아메바에게 법칙은 곧 생존이고, 일종의 기대가 된다. 아메바가 법칙을 따르는 것은 생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메바는 반증을 피한다. 아메바가 품는 기대 자체가 개체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아메바의 기대가 무너지면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다르다. 그는 자신의 가설을 객관화하고, 그의 이론과 자신은 분리되어 존재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이론이 논박되거나 반증 당해도 그는 같이 파괴되지 않는다. 


나무는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기온이 느껴질 때 꽃망울을 맺는다. 그것이 그들이 가진 법칙이고 기대다. 하지만 따듯했던 날씨가 갑자기 꽃샘추위로 변한다면 꽃망울은 모두 죽는다. 따듯한 봄이 온다는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을 한번 바라보자. 잘나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잘나갔던 그 이유로 무너진다. 그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이 그들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론이 그들의 일부가 된 것이다. 그것이 논박되거나 반증 당하면 같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칼 포퍼는 과학적 사고를 주장한 이유다.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지금 사실이라고 밝혀진 많은 것들이 결국 아직 반증되지 않은 이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투자조각


칼 포퍼의 철학을 멘토로 삼은 유명한 투자자가 있다. 바로 조지 소로스다. 조지 소로스는 칼 포퍼의 철학에 크게 감명받아서 자신의 투자에 접목했다. 조지 소로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칼 포퍼의 사상은 반증주의다.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겼다.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언제든지 자신의 기존 의견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조지 소로스의 투자는 대단히 유연하다.  


3화에서 잠깐 소개했던 칼뱅은 이런 칼 포퍼의 철학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한번 형식화한 내용은 절대로 바꾸는 일이 없었다. 물론 자신도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문제는 그의 그런 변하지 않는 원칙이 누군가와 갈등이 생겼을 때(자신의 이론이 반증 당한다면) 그는 상대를 파괴하거나 자신이 붕괴되는 길을 걸었다. 자신만이 옳다는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다. 


가끔 투자자들은 원칙을 고집으로 착각한다. 원칙이라는 것은 꼭 지켜야 하는 신념이지만, 그 원칙이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실이 바뀌면 생각도 바뀌는 것이 칼 포퍼의 비판적 사고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칼 포퍼의 비판적 사고는 모든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이론이 반증 당하는 것조차 환영해야 한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비판적 사고는 냉소적인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칼 포퍼는 비판적 사고를 가지되 냉소적인 태도를 버리고, 장기적 낙관론을 유지하라고 말했다. 


비판적 태도는 앎에서 나온다. 냉소적 태도는 모름에서 나온다. 이 두가지 태도를 반드시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오답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지 않는 길을 걷는 다른 투자자를 무시하거나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다.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기꺼이 배우고 싶다. 


나는 아직도 나의 투자 철학을 수정하고 있다. 나는 내가 매년 성장했다는 의미로 한 해가 지나고 나를 돌아봤을 때 부끄러웠으면 한다. .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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