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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리래티스 Nov 14. 2024

7. 엘즈버그 역설(예측게임)

슈처 예측  -필립E 테틀록, 댄 가드너-

독서 조각


군사 정보학자이자 전 하버드 심리학 교수였던 엘즈버그는 1971년 미국 국방부의 문서를 유출했다. 베트남 전쟁 참전의 과정이 결함투성이었다는 문서였다. 그는 직접 했던 실험을 통해서 사람들이 항상 옳은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실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앞에 두 개의 항아리가 있다고 상상해보라. 윗부분이 열려 있어서 손을 넣을 수 있지만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볼 수는 없다. 항아리 A에는 정확히 50개의 빨간 공과 50개의 검은 공이 들어 있다. 항아리 B에도 정확히 100개의 공이 들어 있는데 빨간 공과 검은 공이 몇 개인지는 모른다. 어느 쪽 항아리든 빨간 공을 뽑으면 100달러를 받는다. 어느 항아리에서 고르겠는가? 당신이 대다수 사람과 생각이 같다면 항아리 A를 선호할 것이다. 

이제 게임을 계속하되 규칙을 바꾼다. 이번에는 어느 쪽 항아리든 검은 공을 뽑으면 100달러를 받는다. 당신은 이제 어느 항아리를 고를 것인가? 대다수 사람은 여전히 항아리 A를 고른다. 그러나 그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투자의 비밀>, 제이슨 츠바이크 


엘즈버그의 역설로 불리는 이 실험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잘 나타낸다. ‘


2002년 이라크 침공을 앞두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인식된 유식(Known knowns) 

인식된 무식(Known unknowns) 그리고 

미지의 무식(Unknown Unknowns)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렇다. A항아리는 인식된 유식이다. 빨간 공과 검은 공의 개수를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B항아리는 인식된 무식이다. 빨간 공과 검은 공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개수를 알 지 못한다. 

인간은 모호성 그리고 불확실성을 대단히 두려워한다. 그래서 두번의 선택 모두 A 항아리를 선택한다. 이것은 또 일종의 통제의 환상이기도 하다. 확률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개수를 알고 있음으로써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두 번의 질문 모두 A항아리를 선택한다. 통제의 환상도 결국은 인간의 본성, 두려움에서 나온다. 인간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례로 2001년 9.11테러이후 미국 전역에서 자동차 이동량이 급증했다. 항공기보다 직접 운전하는 차량이 더 안전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실 확률적으로 테러를 포함한 모든 비행기 사고보다 차량으로 인한 사고확ㄹㄹ이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람들은 실제로 일어난 일, 혹은 일어날 수 있는 확률보다 그 확률이 미비할지라도 이미 알려진 것에 더 안정감을 느낀다. 우리의 예측이 매번 틀려도, 전문가의 예측이 터무니없이 틀려도 우리가 예측을 포기하지 못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두려움 탓이다. 


“시대를 가리지 않고 예언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어떤 시대에나 예언을 원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투자 조각


잘 맞추는 게임이 아니다. 잘 맞춰가는 과정에 집중하는 게임이다. 결론을 내기 전까지의 과정, 그리고 결론을 낸 이후에도 꾸준히 추적, 관찰하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고, 예측력은 점점 더 높아질 수 있다.


투자시장에서 예측은 필수불가결한 정보이기도 하고, 쓸데없는 소음이기도 하다. 예측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투자시장에서 기준으로 삼을 만한 것이 없다. 기준이 없다면 거래도 없을 것이다. 럼즈펠드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식된 무식의 영역이 된다. 예측은 그래서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그런데 사실 시장에서 예측만큼 무의미한 것도 없다. 거래를 발생시키는 힘이지만 예측이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그것이 투자 전문가의 예측이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전문가의 예측도 터무니없이 틀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뇌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에 예측을 필요로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시장을 예측하고, 전문가의 예측을 참고한다. 


예측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행하고, 참고할 수밖에 없다면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남들과 똑같이 투자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예측의 확률을 조금 더 높일 수 있을까?


슈퍼예측의 저자 필립 E 테틀록은 책을 집필하기 전에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측이 다트를 던지는 원숭이 보다 못하다는 연구결과로 유명해졌다. 그의 실험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자신이 논문에서 하고자 했던 주장이 왜곡됐다며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예측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본인의 연구로 밝혀낸 저자가 진짜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예측도 갈고 닦으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측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억측하지 않고 개방적인 자세를 취한다.

- 마감 설정기한을 두고 검증을 한다.

- 영원한 것은 없다. 변덕스러운 관점을 가져라

- 가설을 세우고 반드시 검증한다

- 직관에 매몰되지 않는다.

- 외부관점으로 먼저 분석후에 내부적 관점으로 분석하라

- 질문을 받으면 먼저 분해를 하고, 한발 물러나 비틀어서 생각해봐라

- 불확실성과 무작위성을 인정해라.


결론은 예측은 잘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잘 맞춰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끊임없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가면서 수정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예측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가설과 검증, 나의 투자 원칙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의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을 일본에 도입해서 성공시킨 일본 편의점의 아버지인 스즈키 도시후미는 사업가가 성공하기 위해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는 가설과 검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을 운영하더라도 여러가지 가설을 세우고 매출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반드시 검증하라고 말했다. 즉 비가오는 날에는 우산을 더 준비해서 매출을 확인하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도시락을 더 준비해서 매출에 얼마나 변화가 생기는지를 반드시 검증해보라는 것이다.

그가 생각했을 때 유통사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재고였다. 재고는 수요와 공급의 영향이다. 재고를 남기지 않으면서 매출을 올리려면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급해야 한다. 수요를 파악한다는 것은 가설이고 재고를 확인하는 것이 검증이다. 사업에서 가장 기초적인 사안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가설과 검증을 하지 않는 사업가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우리는 어떤가? 투자자로써 수많은 예측을 하면서 그에 대한 검증은 얼마나 해왔는가?


심리학자 바루치 피쇼프는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당신이 예측할 때 생각나는 것을 모두 기록하라. 가급적 분명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하라. 가능성을 생각하고 가격 범위와 날짜도 포함하라. 마지막에 예측 이유를 반드시 적어 놓아라. 그리고 적어놓은 일지를 시간이 흐른 뒤 반드시 확인해 보라."


그랬을 때 우리는 오르는 주식을 보고, 아 오를 줄 알았어~ 그리고 떨어지는 주식을 보고 이건 떨어질 줄 알았어~ 라고 말하는 사후판단편향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신의 예측 성공확률도 높일 수 있다. 





슈퍼예측 

-플립 E테틀록, 댄 가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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