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갈라파고스 펭귄

틴토레라스 투어

by 노마드

22. 12. 27: Day 12,


갈라파고스는 제도는 크게 세 개의 섬으로 구분되며, 각 섬마다 고유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산 크리스토발 섬의 경우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바다사자를 구경할 수 있으며, 가장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산타 크루즈 섬은 100년 넘게 장수하는 땅거북이 유명하다.


다만 관광지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위 두 섬과 달리 이사벨라 섬은 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면적도 가장 넓을뿐더러, 가장 많은 야생 땅거북이 서식하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서식하고 있는 생물종들에게는 어디까지나 좋은 일이겠지만, 개발이 덜 됐다는 점은 관광객 입장에서는 볼 게 적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고, 이러한 사실들을 진작에 파악하고 움직였기에 틴토레라스 투어를 신청하면서도 반신반의했었다.


산타 크루즈 섬에서 묵었던 호스텔의 주인장 아저씨께서 강력하게 추천해 주셔서 마지못해 55달러를 지불하고 투어를 신청했으나 썩 내키지는 않았다고 할까.


기대가 적을수록 감동도 큰 법일까.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짧게 진행된 투어는 다채로운 갈라파고스의 생태계를 내게 선물했다.




선착장을 점령하고 있는 수컷 우두머리 바다사자를 뛰어넘어 보트에 올라, 10여분을 달리면 암초가 나온다. 그리고 그 암초 위에 위풍당당히 고개를 치켜든 채 서 있는 갈라파고스 펭귄들.


세상 무해하고 귀엽다.


물에서 나올 때면 푸르르 몸을 털어대며 엉뚱한 면모를 드러내지만, 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자유로이 유영할 때면, 가파른 비탈면을 가르며 여유롭게 하강하는 스키어가 연상된다.


펭귄들 중 가장 저위도에 서식하고 유일하게 열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외래종의 소개 및 환경오염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수중에서 상어 혹은 바다사자에게 사냥당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알들이 쥐 등 육상 생물들에게 먹히는 경우가 왕왕 있어, 암초들을 주기적으로 관리한다고 들었다.


실제로 눈에 띈 펭귄도 고작 다섯 마리 남짓. 펭귄 사진을 떡하니 투어 홍보 게시물에 걸어놓지만, 펭귄을 볼 수 있는 날은 이틀에 하루 정도라고 한다.


IMG_7076.HEIC < 귀엽다 ㅎ >


배는 섬인지 암초인지 모를 바위덩어리에 정박한다.


질긴 나무덩굴과 억센 풀들이 암초의 가장자리를 따라 무성하게 자라나 있고, 관광객을 위해 다져놓은 길바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땅이 날카롭게 벼려진 화산암들로 덮여 있다.


가끔 가다 자그마한 바다이구아나 몇 마리가 보이지만 그뿐. 눈이, 혹은 운이 조금 좋다면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바다이구아나를 확인할 수도 있다.


다만 성체 중에서도 거센 해류에 저항할 수 있고, 사냥당할 위험을 너끈히 감수할 수 있는 바다이구아나들만이 물속을 유영할 수 있기에 막상 바다로 뛰어드는 이구아나를 마주칠 확률은 희박하다.


대부분의 바다사자들은 그저 조류에 따라 물속으로 잠기기도, 물 밖으로 드러나기도 하는 해조류를 주식으로 섭취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성체라고 해서 모두 큰 것도, 작다고 해서 모두 새끼인 것도 아니라고 하니, 한편으로는 자연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우기는 또 왜 싸워대는지. 암컷이 있다면 모를까. 암컷도 없는 상황에서 서로에게 득달같이 달려드는 수컷 이구아나들의 모습은 종의 번식과 생존 측면에서 어리석어 보였다. 안 그래도 개체 수가 적은데 자기들끼리 싸우면 공멸밖에 더하겠는가.




여기서도 3미터 간격 유지는 여전히 적용된다. 다만 선착장에서 바다사자를 스리슬쩍 뛰어넘어 가듯, 인간이 필연적으로 지나쳐 가야 하는 길목에 생물이 있다면 접촉하지 않는 선에서 가까이 잠시 스쳐 지나갈 수 있다.


그렇게 가까이서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바다이구아나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정온 동물인 인간과 달리 이구아나는 변온 동물이라 햇볕을 쬐며 체온을 조절하는데 사람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만 껌뻑이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IMG_7103.HEIC < 이구아나 >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암초 사이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백기흉상어(화이트팁 리프 샤크, White Tip Reef Shark)들을 관찰할 수 있다.


밤에 사냥을 나가고 낮 동안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활동 반경 역시 좁기에 낮 시간의 대부분은 저렇게 파도의 영향이 없는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애당초 크기 자체가 작기에 사람은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며, 다만 랍스터 조업을 할 때 철망을 물어 랍스터를 빼가는 만행을 저지르곤 한다고 들었다.


IMG_E7096.HEIC < 처음에는 놀랐다. >


펭귄, 이구아나, 그리고 상어 구경을 마친 후 1시간가량 스노클링을 하며, 주변 바다를 돌아봤다.


갈라파고스 초록 거북(Galapagos Green Turtle)이 자주 보였고, 매가오리 역시 간간이 눈에 띄었다. 거북이 많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기할 만한 게 없는 스노클링이었다. 그나마 꼽자면 바다이구아나와 함께 수영했다는 것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IMG_7187.JPG
IMG_E7184.JPG
IMG_7186.JPG
< 열심히 돌아다녔다. >


숙소로 돌아가 홍학을 다시금 보러 갔다. 이후 휴식을 취하며 하루를 흘려보냈다.





keyword
이전 18화혹시 여기서 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