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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지연 ㅣ 어썸 틴쳐 Nov 20. 2024

아이는 온 동네가 키운다

OO이 어머님 감사합니다.


아이는 온 동네가 키운다


매일 아침, 위챗으로 한 장의 사진이 도착합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의 등교 모습이 담긴 사진이죠. 사진을 보내주시는 분은 다름 아닌, 같은 반 친구 OO이의 어머님. 바쁜 아침, 자기 아이 한 명 챙기기도 어려운 시간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 시간에 제게 회복에 힘쓰라며, 하나도 둘도 아닌 셋! 우리 세 녀석의 등하교를 겨울방학 때까지 맡아주시겠다고 먼저 제안하신 고마운 이웃입니다.






"엄마~!!! 이거 엄마가 좋아하는 거지?"


학교에서 돌아온 1호가 손에 따끈따끈한 군고구마를 들고 왔습니다.

“어? 이거 어디서 났어?”

“OO이 엄마가 주셨어. 근데 엄마가 군고구마 좋아하잖아! 그래서 엄마 주려고 가져왔어. 엄마랑 아빠랑 나눠 먹어~!”

한입 베어 물자, 아이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참고는 있지만, 녀석도 군고구마를 참 좋아하거든요. 제 모습을 보며 속마음이 다 드러나 버린 그 눈빛!

“나머지는 너 먹어~”라고 건네자 “아니야, 이건 아빠 거야!”라며 단호하게 사양합니다.

아빠는 늦게 오니 고구마가 식어서 맛이 덜할 텐데, 내가 아빠에게 잘 얘기해 줄 테니 너 먹으라고 여러 번 설득한 끝에야 그제야 남은 고구마를 입에 넣습니다. 그 작은 얼굴에 행복이 가득 찬 표정을 보니 제 마음까지 따뜻해졌습니다.



뭐 해?


다음 날 아침, 녀석들이 간식 창고를 뒤적입니다.

“뭐 해?”

“OO이 어머님께 뭐 드릴 거 없나 찾아보고 있어!”

와, 이렇게 커가는구나, 너희들. 녀석들은 OO이 어머님께 받은 따뜻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기특하게도 나눌 간식을 찾고 있었던 겁니다.


OO이 어머님 덕분에 우리 녀석들은 자연스럽게 나누고 보답하는 사회의 기본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간식 하나, 때로는 작은 배려 하나가 우리를 얼마나 따뜻하게 만드는지, 아이들이 몸소 느끼고 실천하는 모습에 저도 배웁니다. 


이 모든 순간이 쌓여 아이들은 더 크게, 더 따뜻하게 자라겠죠. 덕분에 저도 멀리 있지만, 오늘 하루를 더 따뜻한 미소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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