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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py Jun 10. 2024

어바웃 빙수와 희망사항

어바웃 시리즈

어떤 대학생에게 6월 중순은 종강만을 외치며 다크서클을 끌어안고 휘적거리는 기간이 아닐까?

오늘은 점심 시간에 동기들이랑 밥을 먹고 오는 길에 종강 전까지 해야 할 일을 나열해 보았는데, 종강이 약 10일 남았다는 사실에 한 번, 그리고 그 10일 내에 해야 할 과제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이건 비단 종강을 앞둔 시험기간 대학생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바쁜 프로젝트의 막바지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일을 하는 직장인이나, 시험기간 중/고등학생이나 나름대로 일의 피크를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바쁘고 힘든 기간의 막바지를 버티게 해 주는 건 사실 별 거 없다고 생각한다. 대단한 플렉스나 꿈같은 휴가가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만이 희망사항이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제 먹은 빙수가 떠오른다.





어제 점심을 먹고 빙수는 내가 쏘겠다면 잔뜩 떵떵거렸건만 지갑을 놓고 온 것을 깨달았다 

아빠가 이미 빙수를 시키고, 그럼 다른 파이라도 내 페이코로 결제하겠다고 실컷 골랐지만 그 매장은 현금과 카드 외에는 아무것도 되지 않아 결국 그냥 파이를 하나 더 시킨 사람이 되어 버렸다 

...



그렇지만 더운 오후에 디저트로 먹는 팥빙수는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고, 팥이 듬뿍 들어 있어서 더 좋았고, 브라우니 파이는 처음 먹어봤는데 아주 성공적이어서 좋았다.

덕분에 든든하게 먹고 오후 공부를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지금 내가 고대하는 '업무'의 끝이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할 것임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종강을 하고 나면 밴드 공연을 준비해야 하고, 그 뒤에도 일정이 있고... 끊이지가 않지만

계속 이어져 있는 일정들을 바라보기보다는 그냥 빙수를 맛있게 먹었던 순간이 내겐 더 즐거웠고 힘이 됐다.



이번 여름의 희망사항은 거창한 끝을 기다리기보다는 맛있는 빙수 한 그릇 먹으면서 잠깐의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건데요,

여러분의 여름 희망사항은 무엇인가요?





여러 과제 이슈로 매우 짧은 어바웃 글 끝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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