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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저 Mar 07. 2023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은 믿지 않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의 면접 이야기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은 말만 들어도 낭만적이다. 내 운명의 상대를 한 번에 알아차린다는 뜻이니까. '첫 눈에 반한다'는 건 조금 위험하다기도 하다. 상대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갈 시간이 없이 급속도로 빠져버리니까 말이다. 


면접에서부터 마음에 들었다


회사 면접은 어떻게 보면 소개팅 같다. 서로 잘 알지 못하면서 물색하는 시간이고, 자신에게 맞을지 여러 방면으로 촉을 세워서 확인하려고 한다. 이런 점에서 회사를 고를 때, 단순히 조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직감'도 꽤 중요하다. 말을 조금만 나누면 나하고 맞을 것 같은 회사, 묘하게 맞지 않는 회사에 대한 느낌이 온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면접에서부터 감이 왔다. 서로가 잘 맞을 거라는 직감이었다. 흔히, 연인은 사소한 순간에서 반하기도 하고 관계가 흐트러지기도 한다. 나도 면접에서 매우 사소했던 순간들로, 그 때에서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소개 대신 회사소개로 시작하는 면접이었다


자기소개는 면접의 기본 준비사항이다. 그런데, 이 면접은 사뭇 달랐다. 내게 자기소개를 요구하는 대신, 회사 소개로 시작했다. 회사가 어떻게 세워졌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 데 긴장이 조금씩 풀리고, 더욱더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리고 다음 포인트. 내가 실수한 순간에 느껴졌다. 문장의 주술이 맞지 않았나? 무언가 부족했나? 내가 말꼬리를 흐리던 순간이 있었다. 그때, 면접을 보던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 미소를 '괜찮아요, 마음 편하게 하세요'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숨을 가다듬고, 다시 문장을 정리해서 말했다. 


"압박면접, 좋아하세요?" 


나는 압박면접을 싫어한다. 신입일 때도 싫었지만, 경력직이 되고서는 더 싫다. 몇 번 압박면접을 경험했는데, 그런 면접 후에는 입사 제안이 와도 거절하곤 했다. 그런 분위기의 회사와 내가 맞지 않을 것이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지금 회사의 면접에서 느꼈던 따뜻함, 그리고 합리적인 분위기는 회사의 분위기였다. 그리고 이 회사 문화를 나는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에 돌아와서 하나의 면접을 보았고, 첫눈에 반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사진: UnsplashJoshua Kantar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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