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피드백을 확인하는 시간
10:30am
매일 아침, 노트북을 열면 가장 먼저 슬랙을 켠다. 내 슬랙은 프로필 사진이 없는데, 무얼 할까 고민하다 보니 벌써 1년이 지났다. 다행히 다른 멤버들은 모두 프로필 사진이 있어서 빈 초록색 바탕 색지가 나름 차별성이 생겼다.
구독자 피드백 확인
슬랙을 켜고 나서 회사 이메일을 확인하고, 구독자 피드백을 연다. 구독자 피드백은 구글 시트로 정리하는데, 피드백을 로딩하는데 2~3초가 걸린다. 이때 심장이 조금 뛴다. 피드백에는 부정적인 피드백보다 긍정적인 피드백이 훨씬 많다. 좋은 피드백을 읽고 하루를 시작하지만, 혹시나 오류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매번 떨리는 건 사실이다.
가끔 머니레터에 정정할 내용이 있거나 혹은 기사 내용이 구독자의 견해와 맞지 않은 경우 꽤 센 강도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물론, 오류가 있다면 정정하면 되지만 가끔은 마음의 상처가 되는 피드백도 있다.
한 번, 크게 실수했던 경험
한 번은 내가 집필한 시리즈에 수식이 틀린 적이 있다. 숫자가 틀린 경우, 변명의 여지없이 틀린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엄청나게 많은 피드백이 들어왔다. 내가 살면서 그렇게 많은 피드백을 받은 건 처음이었고, 그런 피드백을 받은 것도 처음이었다. 그중에는 인격을 심각하게 모욕하는 내용도 있었다.
그 여파가 일주일은 갔다. 한동안은 구독자 피드백을 확인할 때 조금 긴장되는 정도가 아니라 '공포'를 느꼈다. 또 다른 실수를 했을까 봐 두려웠고, 꿈에서 정정레터를 수없이 발행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30만 명이 가까운 구독자가 있는 뉴스레터를 평일 매일 발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편집장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곤 했다.
업무가 공포가 된다면
그렇지만, 매번 두려움에 떨며 살 수는 없는 법이다. 업무가 공포가 된다면 내 인생은 너무나 쉽게 불행해질 것이다. 여러 번의 일을 겪으면서, 또 다양한 공격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배운 점이 있다.
'최대한 오류를 줄이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일, 뉴스 및 칼럼의 편집, 팩트체크, 검토, 윤문 등의 업무를 작업한다. 그러면 텍스트 자체가 너무 눈에 익숙해져서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는 실수가 내 눈에는 보이지 않기도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회사에 검토 프로세스를 제안하고 세웠다. 매일 완성된 뉴스레터를 나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이 검토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마음을 단단히 먹기
가끔은 오류가 아니더라도 공격적인 피드백이 오기도 한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다. 내가 마음을 더 단단히 먹는 수밖에. 공포는 그 안에 빠져 있으면 더 깊어질 뿐이다. 내가 더 단단해지고, 공포를 내 안에 담지 않고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는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어쩔 때 보면 사회는 정말 정글 같다. 내가 단단하게 마음먹고 내 자리를 탄탄하게 지켜야지만 내 정신을 지키면서 살아남는다.
오늘도 나는 부정적인 피드백에서 고칠 점을 찾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한 글자 한 글자 읽는다. 힘이 들 때면 긍정적인 피드백의 영양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꼬박꼬박 영양제를 먹듯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읽고, 구독자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인류애도 키우고, 나를 위한 나의 믿음도 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