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의 주 업무, 편집에 들어간다
오전 11시
매일 발행하는 뉴스레터는 크게 두 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뉴스와 칼럼이다. 광고나 기타 안내 섹션이 들어가는 날에는 추가되기도 한다.
뉴스는 매일 아침에 작성된다. 뉴스는 시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인데, 칼럼은 조금 다르다. 칼럼은 발행 1~2주 전에 미리 준비해 두어도 괜찮은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현재는 1~2주 전에 미리 준비해 놓는 프로세스가 정립되었지만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조금 달랐다. 칼럼도 발행 전날에 편집에 들어갔다.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다면
회사에 입사해서 몇 달이 지나고 업무와 편집이 손에 익었을 무렵, 회사에 제안을 하나 했다. '칼럼을 적어도 일주일 전에 편집을 끝내 놓을 것'이었다. 물론, 편집은 내가 하는 업무이고, 내가 앞으로 업무를 어떻게 하겠다, 하고 약속하는 제안이었다. 회사로서는 발행의 안정성이 확보되니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회사의 지원에 힘입어 칼럼 편집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필진에게 원고를 받을 때, 발행일 기준 2주 전에 받고, 1주 전에 편집본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편집장의 자질이란
내일 발행되는 칼럼을 미리 준비해 놓으면 그 전날 심적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매일 발행하는 뉴스레터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업무만큼 중요한 것은 그 부담감과 책임감을 견딜 수 있도록 멘털을 다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줄일 수 있는 스트레스는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비축분을 쌓아두고, 시스템을 만들고 일정을 맞추면 추가적인 확인 등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 발행 직전에 원고가 오지 않는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점이 많은 시스템이니, 내가 손이 조금 더 간다고 해도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따르면서 얻은 것이 훨씬 많다.
숫자는 특히 조심
뉴스를 편집할 때는 팩트 체크에 주의한다. 특히 숫자가 나오면 숫자는 꼭 한 번씩 더 확인한다. 숫자는 그 무엇보다 쉽게 틀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문장을 편집할 때는 내가 세운 기준이 몇 개 있다. 처음부터 기준을 정해놓고 편집한 것은 아니지만, 하다 보니까 어떠한 원칙처럼 자리 잡힌 기준이다.
편집 원칙에서 사용하는 건 내가 글쓰기를 할 때도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꽤 간단하지만, 한 번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어서 나중에 글쓰기 관련된 글을 쓰려고 한다.
어려운 업무를 맞닥뜨릴 때
1차 편집을 할 때 내가 모르는 기사를 종종 마주한다. 특히 메인 기사를 내가 모를 경우에는 평소보다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 이럴 때는 나만의 비밀 주문이 있다. '이걸 알면 도움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업무를 사심으로 대하고, 내 성장이라고 생각하면 태도가 달라진다.
뉴스 기사를 편집을 끝내면 다음 주 칼럼을 편집한다. 칼럼은 뉴스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편이다. 형식이 다르기도 하고, 필진의 필체를 살리면서 편집해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린다.
칼럼을 편집할 때도 계속 사심을 발동하려고 한다. '이 지식을 이해하면 내 삶에 도움 된다'는 주문을 건다. 실제로 뉴스레터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내가 전혀 몰랐던 내용을 많이 알게 되었다. 경제 기사를 읽는 법, 내게 맞는 보험을 구하는 법, 약 복용법까지 말이다.
글을 독자를 위해 바꾸는 과정
문장은 최대한 간결하고 명료하게 편집한다. 오해가 될 수 있는 문장이 있는지 몇 번을 더 확인한다. 특히 경제 뉴스레터지만 정치적으로도 밀접한 기사를 편집할 때 더 주의한다.
결국 편집은 필진이 쓴 글을 '독자'를 위해서 바꾸는 작업이다. 필진의 의도와 생각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면서, 독자가 더 쉽고 빠르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편집은 꽤 배고픈 업무다. 집중을 해야 하고,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일을 해서 편집을 끝내면 항상 배가 고프다. 최고의 타이밍! 이제 점심시간이 왔다.
사진: Unsplash의Andrew Ne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