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페북 일기 5/5
2021/5/15
제가 한 주일에 그림 두 점 씩 올리면서 페이스북이라는 공간으로 생활의 일부를 옮긴 지 일 년이 되었습니다. 104점의 그림이 올라갔네요. 처음에는 그저 전시 목적이었는데 이제는 이 공간이 제 화실에 서재, 응접실, 휴식공간 등 생활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저만의 잡지를 만들어 간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생긴 오프라인의 공백을 메우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 사태가 끝나더라도 이 공간의 비중이 줄어들 것 같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공간에서의 만남이라는 것이 부담이 없고, 깊고 진솔하면서도 즐거운 것이라는 것이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저는 저 자신이 비 사교적이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번거로움과 시간적 경제적 비용 때문이었지 오히려 대인관계를 좋아하고 즐기는 타입인 저 자신을 새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인간관계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사이버공간에 이러한 세상을 창조한 스무 살 청년 저커버그의 통찰력과 천재성에 매일 놀라고 있습니다.
제가 페이스북 가입은 십 년 전에 했지만 작년 에야 등 떠밀려 활동을 하게 된 것은 이곳에서의 행동이 멋있게 보이려는 가식적인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오히려 자신의 속마음이 무엇이었는지 보다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생각이라는 것이 보통은 뒤엉켜 있어서 스스로 원하는 것을 분명히 모르기 일쑤여서 열린 공간에서 소통하고 표현하는 가운데 조금 더 또렷하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보다 멋있게 보이기 위해 자신의 좋은 부분만 보여주겠죠. 어느 누구라도 감추고 싶은 부분이 있겠고 저도 당연히 그렇습니다. 감추고 싶은 부분을 감추는 것은 가식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이며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감추고 싶은 부분을 알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저에게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이 바로 SNS에서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관한 것입니다. 모두가 거짓말하고 있나요? 책 제목은 책 팔기 위한 전략으로 정한 것 같고 내용은 빅데이터와 AI가 사람들이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거나 속마음과 다르게 얘기하더라도 그 속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 자신을 보면 제 속마음이 뭔 지 잘 모르거나 설사 그런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바뀌기 때문에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다 드러내고 싶어도 자신의 내면을 모르기 때문에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AI는 알 수 있다네요. 물론 개개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기는 하지만요.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얻는 것은 오프라인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폭넓은 소통이 아닐까요? 우리가 마음 열고 소통하다가 보면 나 자신을, 다른 사람을,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SNS는 사람들이 마음을 닫고 같은 색깔의 사람들끼리 만 뭉치고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공격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사회적 분열과 대립을 심화시키고 걸러지지 않은 편파적이고 거짓된 뉴스가 난무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