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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Mar 21. 2024

거래비용과 플랫폼, 그리고 킨들

앎과 삶 2/7

Gangnam Series no.36 테헤란로

2024/3/21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삶을 이어가는 데는 거래가 필요합니다. 물 마시고 심호흡 한 번 하는 것도 거래가 있어야 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모든 거래에는 비용과 어려움이 따릅니다. 살 물건과 파는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고 가서 흥정도 해야 합니다. 바가지를 쓰거나 물건이 하자가 있을 위험도 감당해야 합니다. 돈을 잘 버는 것만으로 수준 높은 생활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거래를 잘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무수한 거래로 구성되는 데 각각의 거래는 나름의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왜 그런 방식이냐 하면 그것이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거래비용이 모든 거래 각각의 방식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의 방식이 결정됩니다. 각각의 거래 방식이 하나의 산업을 이룹니다. 거래방식이 경제학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개념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거래비용이 발생하는 원인을 파고 들어가 보면 정보와 거리라는 원인의 뿌리가 나옵니다. 거래라는 것은 결국 정보와 의사소통의 문제이니까요. 디지털 기술은 거리를 없애고 정보처리 능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주는 기술이니까 디지털 기술이 거래방식을, 그리고 인간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것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제3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와 AI, 그리고 플랫폼의 제4차 산업혁명입니다.


전통시장과 같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전통시장도 나름의 거래비용 최소화의 거래방식입니다. 그런데 그런 플랫폼이 온라인으로 가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터넷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세상에서 가장 싼 가격을 찾아주고 마우스 몇 번 클릭하면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마술입니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모바일로 플랫폼이 옮겨가면서  또 혁명이 일어납니다. 결정적 차이는 플랫폼이 사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면서 데이터로 만들고 저장하고 분석한다는 점입니다. 바로 빅데이터와 AI입니다. 그 결과로 내가 찾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찾고 있었던 것을 찾아서 가장 좋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제가 독서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스마트폰이  나오고 아마존에서 책 플랫폼인 킨들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고부터입니다. 이전에는 책을 고르고 사는 것도 어렵고 책을 들고 다니면서 시간 내서 책을 읽는 것도 어려워서 본격적 독서를 한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가 없었습니다. 거래비용이 독서를 불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킨들은 나의 모든 행동을 분석해서 내가 모르던 나의 취향을 알아내고 세상의 모든 책 가운데서 내 취향에 가장 적합한 책을 추천해 줍니다. 미리 맛보기로 읽어 보도록 해서 구매 후 후회의 가능성을 줄이고 저자들을 윽박질러 착한 가격으로 팔기까지 합니다. 와우! 그것뿐이겠습니까? 책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에 서재를 들고 다닙니다. 언제나 스마트폰에서 킨들 앱만 열면 그곳이 나의 전용 서점이고 서재가 됩니다.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아직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모바일 플랫폼이 가져올 혁명적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킨들에서 책을 읽으면서도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이 플랫폼을 옮겨가면서 이루어지며 플랫폼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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