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과 삶 1/7
2024/3/19
지구상 수많은 종의 생물들이 삶을 이어가는 것은 마치 일엽편주 조각배가 어두운 바다를 노 저어 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망각의 바다를 뒤로하고 어둡고 안개 낀 불확실성의 바다로 힘겹게 나아갑니다. 언제라도 거친 풍랑이 일어 부서질 것만 같습니다. 의지할 것은 윗 세대가 유전자에 적어 보내준 위기 대응 종족 보존의 법칙 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다른 것은 유전으로 전달된 종족보존의 법칙을 훨씬 뛰어넘어 삶을 굳건하고 풍성하게 할 많은 정보가 주어지고 쌓여간다는 점입니다. 말과 글, 이제는 디지털 기술까지 더하여 인간이라는 종은 학습을 통하여 가속적인 진화를 해왔습니다.
인간의 삶은 더 이상 어둡고 거친 바다를 노 저어 가는 일엽편주가 아닙니다. 세상이 생기던 때부터의 기억을 불러오고 왜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는 지도 이해합니다. 바닷속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풍랑에도 흔들리지 않는 배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삶이 나아가는 그 바다는 여전히 어둡고 끝이 없이 넓은 거친 바다이고 우리의 존재는 조각배와 같습니다. 세상을 보고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존재가 바닷가의 모래 한알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겸손된 마음으로 책이라는 등불을 켜고 어두운 바다를 향해 나가는 우리의 삶은 힘들지도 외롭지도 않습니다. 때로는 풍랑이 배를 뒤집어도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시 책의 등불을 밝힙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우리 몸속의 여행기입니다. 모르는 것으로 따지면 우리 몸속도 우주와 같습니다. 몸속 기관 하나하나는 물론 수조 개의 세포 하나하나까지 나름대로의 비밀을 안고 있습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몰랐던 그 고장의 이야기를 듣듯이 몸속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번역본 제목은 '우리 몸 사용 설명서'로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