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in Arts Series no.67 St Mattew's Passion 마태수난곡
2024/4/2
살면서 우리는 많은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때로는 사는 게 마치 상처의 가시밭길을 걷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생각을 가다듬고 그 생각에 함께 울어줄 누군가 있다면 인생의 기시밭길은 꽃길로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생각은 풀리지 않는 실타래 같고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도 더 큰 상처로 끝나기 십상입니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놓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간단하게 적어서 페이스북에 포스팅해 두었습니다. 나중에 열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로 공감해 주었습니다. 어떻게 읽었는지 여러 나라의 외국 친구들도 공감하고 댓글도 달아주었습니다. 기쁜 놀라움이란 이런 건가요? SNS의 폐해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만 이런 즐거움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 생각이 머릿속에 머물러 있을 때는 얽힌 실타래와 같습니다. 온갖 생각들이 시작도 끝도 없이 얽히고섥혀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이 생각의 실타래에서 한 올의 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 내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글을 완성하고 나면 어질러진 집안을 청소하고 난 느낌입니다.
페이스북에 글을 포스팅하고 공감한 친구들의 이름을 보면 친구 하나하나와 절친이 되어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눈 느낌입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활짝 열고 절친과 나누는 대화, 이것이 힐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글을 쓸 때면 기억 저편으로 갔던 책친구가 어느새 자리를 함께 합니다. 멀리 갔던 친구가 나를 찾아 돌아와 자리를 함께 하는 기쁨은 덤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제가 처음 글을 써서 올렸을 때 자리를 함께 한 책친구입니다. 2019년 생물학 분야 노벨상을 받은 Jennnifer Doudna의 전기입니다. DNA의 원료가 되는 RNA에 대한 연구인데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 데 적용된 발명입니다. 다른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되어 인류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 스스로 생명의 근원을 건드리는 일이라 위험성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