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길 1/5
2024/5/23
2020년 5월, 지금부터 꼭 4년 전입니다. 난데없이 시작된 팬데믹으로 말 그대로 온 세상이 발칵 뒤집혔던 때입니다. 외부활동이 차단되면서 답답한 마음에 그즈음 시작했던 수채화 그림으로 페이스북 세상에 처음으로 얼굴을 내밀었던 것이 제 인생에 또 하나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때는 누가 봐도 취미로 그리는 사람으로 저 자신도 좋은 취미를 가지게 된 것을 감사하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어쩌다가 누가 저를 화가님이라고 불러주면 내심 기뻐하면서도 왠지 어색함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때 이후 매주 금요일 오후에 새로 그린 그림 두 점씩 올리는 것이 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두 점씩 그림을 올리니 이번 주로 그림이 414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제 감각이 살아있는 한 그림을 그릴테니까 전부 몇 점의 작품을 남길 수 있을까요? 이제는 누가 뭐래도 저 자신 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화가로 불리던 아니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커다란 변화는 제가 세상만물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그림 소재를 찾으려고 세상의 모든 것들을 가까이 다가서서 바라보게 되는데 그러면 세상 만물이 저에게 마음을 열고 자신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면 아름답지 않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얼핏 보면 추하고 무질서하게 보이는 것들 조차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과 질서를 품고 있다는 것을 저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팬데믹이 터지던 바로 전 해에 둘째 딸이 살고 있는 뉴욕을 방문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머물렀는데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살펴보았습니다. 그 바로 전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리고 싶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뉴욕이 왜 미술의 중심지가 되었는지 감히 알 것 같기도 했습니다. 아래 그림 두 점이 제가 4년 전 처음 페이스북에 올렸던 그림인데 바로 그때 본 맨해튼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