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가 경영학자 May 30. 2024

AI 살아남기

화가의 길 3/5

Gangnam Style Series no.38 강남역

2024/5/30


AI도 모두 같지 않나 봅니다. Chat GPT 이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생성형 AI 기술은 기존에 우리가 알던 AI 기술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합니다. 기존의 AI는 검색이나 번역과 같은 데 활용되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풍부하게 해 주었는데 생성형 AI라는 것은 이전에는 AI가 넘볼 수 없다고 생각했던 예술 창작의 영역으로 진출하여 프로 예술가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훌륭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보다는 인간이 설자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섭니다.


그림 그리는 것도 그렇습니다. 화가가 작품 하나 완성하는 데 몇 날 며칠을 혼신의 힘을 기울여 그리는데 AI는 기가 막히는 그림을 몇 초만에 뚝딱 그려낸다고 합니다.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화가라는 직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AI가 그렸다는 그림을 보면 참 완벽하게 그렸다는 생각은 들지만 아무런 감흥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예술이 아닙니다. 인간이 그린 그림은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예술적 가치는 완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즐거움과 같은 감흥을 주는 데 있는 것입니다. 


창작의 세계는 미래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것이 창작이죠. 항상 새로운 무엇이 되지 않으면 진정한 예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예술이 이미 만들어진 과거에 있는 것이라면 더 이상 화가는 없습니다. AI에게 그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예술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는 한 AI는 충실한 보조자의 역할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오늘날의 화가는 AI의 도움 없이는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습니다. 화가가 하는 활동은 관찰과 소통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AI 기술에 바탕을 둔 플랫폼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유튜브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이 없다면 내가 보는 것은 우리 동네 밖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 플랫폼이 없다면 저도 아무도 봐주지 않는 그림 몇 장 그리다가 포기했을 것입니다.


오늘도 제 허접한 그림 두 점 들고 나왔습니다. 그림 시작한 초기에 제가 사는 동네 이곳저곳을 그렀는데 버스정류장과 샤부샤부 식당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림 속에 저의 일상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꿈틀 합니다.












이전 02화 내가 만드는 작은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