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친정엄마와 시댁식구들이 배웅 나왔다. 모든 절차를 다 마치고 이제 출국하려고 하는데, 출국장에서 친정엄마를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이제 가는구나. 몇 년 동안 못 보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몇 달 후에 우리는 한국에 잠깐 나오게 되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 코로나 시기여서 한산했다.
그 당시 코로나여서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거의 하지 않았고, 파키스탄 가는 비행기도 카타르항공과 에미리에이트항공 밖에 없었다. 우리는 카타르항공을 타고 가게 되었다. 카타르 도하 공항을 경유하는 경로였는데, 한국에서 카타르까지 10시간 50분이 걸렸고, 카타르에서 파키스탄까지 3시간 15분이 걸렸다. 비행 편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15시간 정도 걸렸다. 총 29시간이었다.
코로나 유행 때문에 나는 아이들에게 수시로 손 소독제를 이용해서 손 소독을 시켰고, 비행기에 타서도 의자 손잡이 및 모니터까지 손소독제로 다 닦았다. 우리는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했다.
비즈니스석 티켓
그 당시 비즈니스클래스 가격이 굉장히 저렴했다. 우리 가족 4명이 300만 원만 추가하면 비즈니스를 탈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자부담으로 비용을 추가(내돈내산)해서 비즈니스를 타고 가게 되었다.
그리고 수하물의 허용량이 비즈니스클래스가 훨씬 많았다. 많은 것들을 파키스탄에서 구할 수 없어 한국에서 가져가야 했기에,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게 느껴졌다.
나는 평소에 남편에게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자기 비즈니스 태워줄게.ㅎㅎ'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남편이 '내가 먼저 자기한테 태워줬네.ㅋㅋ'라고 얘기한다.
한국 인천공항 → 카타르 도하공항 항공편 비즈니스석
나는 비즈니스클래스를 타는 것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 탔을 때 기억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도 비즈니스클래스를 타면 매우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결론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어린아이들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비즈니스 좌석이 넓어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 했기에, 누워서 잘 때 좀 불안해했다. 이코노미는 좌석은 좀 불편하긴 해도 같이 붙어 앉으니 아이들이 심적으로 안정되었었다.
그리고 비즈니스를 타고 자면서 오니, 내린 후에도 비행기 안에서 몸이 누운 채로 기체가 아래위로 움직이듯이 몸이 울렁울렁하는 것을 몇 시간 동안 느껴서 힘들었다.
게다가 기내식도 이코노미와 별 다를 바가 없었다. 그릇만 좀 다를 뿐.. 예전에 다른 항공 비즈니스 탔을 때는 기내식이 이코노미와 다르게 코스요리로 맛있게 나와서 확연히 다른 것을 느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카타르항공 비즈니스 기내식은 맛이 없었다.ㅠㅠ 거의 남겼다ㅠㅠ
여러 어매니티가 들어있는 파우치를 준 것은 좋았다. 그 파우치는 지금도 잘 쓰고 있다.
도하공항 라운지와 놀이터
카타르 도하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는 대기시간이 15시간으로 길었기에 라운지에서 대기하면서 간식을 먹었다. 그런데 라운지 가족석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어서 우리는 일반 의자에 앉아 대기했고, 아이들은 심심해했다. 그래서 놀이터에도 가보고 라운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15시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었다. 누워서 잘 수가 없으니 생각보다 대기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있는 집은 라운지보다 공항 안에 있는 호텔을 잡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카타르 도하공항 →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공항 항공편 비즈니스석
도하공항에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공항까지는 3시간 15분이 걸렸다. 이 구간은 비즈니스를 타서 더 짧게 느껴진 것 같다.
한국에서 파키스탄까지의 긴 여행이 끝났다. 거의 이틀가량 걸렸다. 코로나로 인한 비행 편 부족과 긴 대기시간 때문이었다.
이제 처음 밟는 파키스탄 땅이다.
공항에 내려서 코비드 테스트를 했다. 우리나라랑 다르게 콧속에 살짝 넣었다가 뺐다. 처음에는 응? 저렇게 하면 다 음성 나오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는 다른 나라들을 여행하고 나서 우리나라가 너무 철저하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튼 코로나 테스트 때문에 대기줄이 엄청 길었다. 긴 대기줄을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서 기다리고 있으니 힘들었다. 비행 편이 많지 않아 비행시간도 좋지 않아서 우리는 새벽에 도착했고, 그래서 엄청 피곤했다.
입국을 위한 여권 검사하는 곳부터 다른 나라랑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력한 무비자 한국여권이 있음에도 비자가 필요한 곳이 파키스탄이다. 우리는 여권검사 따로, 비자 검사 따로 해야 했다. 우리는 여권검사와 비자검사를 마치고 짐 찾는 곳으로 이동했다. 짐 찾는 곳 벽에 화려한 문양들이 있었고 다른 나라와 달리 짐 찾는 곳이 한산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 도착
밖에 나오는데 엄청 많은 파키스탄 사람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몰려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와 다른 광경이었다. 남편은 우리 기사를 찾았다. 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남편이 구한 기사였다. 파키스탄은 인건비가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보통 주재원들은 개인적으로 기사와 메이드를 고용해서 쓴다. 이날 우리 개인 기사를 처음 봤다.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우리가 살게 될 집까지 차로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밤길이어서 그런지 차가 도로에 거의 없었다. 우리는 남편이 미리 구해놓고 몇 개월 살고 있던 집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