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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하심

하늘을 품은 남자 이야기 (1)

by 도럽맘

남자의 양가는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를 가진 가족들이다.


외가는 한마디로 ‘브레인’ 집안이다. 대대로 성실하고 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밴 가문인데 내향적이지만 머리가 비상한 이들이 많아, 가족 대부분이 의사와 교사로 살아가고 있다.


반면, 친가는 외향적이고 목소리가 큰 행동파들이다. 마오쩌둥이 주석으로 있던 시절, 목소리 크고 기세 좋은 시골 농민 출신들이 공산당원이 되었는데, 남자의 친가도 그 흐름 속에서 공산당원이 된 이들이 많았다.


남자의 아버지는 지역 공산당원으로 활동했고, 어머니는 약사로 일하셨다.


유독 키가 크고 목소리도 우렁찬 아버지는 지역 공산당원들에게 칼 마르크스를 가르치는 교사로도 활동하시고 대외 할동도 활발하게 하셨다. 그 덕분에 집안 서재에는 마르크스주의 관련 책들이 가득했고, 남자 역시 어린 시절부터 그 책들을 읽으며 자랐다.


반면, 어머니는 아버지와 정반대의 성향을 지니신 분이었다. 키가 작고, 목소리도 조용하며, 성격 또한 내향적이시다. 무엇보다 차 멀미가 심해, 대학 시절 공부를 위해 선양으로 가신 것을 제외하고는 평생을 걸어서 다니셨다. 자동차를 타면 10분도 채 되지 않아 멀미를 하셨고, 덕분에 한 시간 걸리는 거리도 남들보다 훨씬 오래 걸려 도착하곤 하셨다고 한다.


극명하게 다른 두 집안 분위기에서 자란 남자는, 양가의 독특한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폭풍 성장을 했다.


그리고 20살이 되던 해, 남자의 아버지는 아들이 평양에 있는 ‘김정일종합대학’에서 조선어를 배우고 돌아와 고향에서 비즈니스를 하기를 바라셨고 대학 입학 원서를 제출 하였다.


대학 입학 원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어느 날, 남자는 우연히 그곳에서 유학 중인 한 중국인 학생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유학생은 예상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대학 생활이 재미없어. 감시도 심해서 정말 힘들어.”


남자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참 게임과 운동에만 관심이 있던 20살 청년에게 북한은 전혀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남자는 아버지에게 간곡히 부탁을 하며 청했다.


“북한이 아니라, 한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어요.”


아버지는 같은 언어를 쓰는 곳이니, 어차피 한국에서도 언어를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다.


결국, 남자는 아버지가 아는 한국 지인의 집에서 머물며 어학당을 다니기로 하고 그는 ‘북한’이 아닌 ‘한국’으로 유학길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선택이 아닌, 신(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하심이지마 그 시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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