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품은 남자 이야기 (2)
남자의 아버지는 하나뿐인 아들이 한국 유학 생활 중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할까 걱정하며, 출국 전 선양의 요리학원에 등록시켰다.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기술을 익히라는 뜻이었다. 남자는 요리학원에서 기본기를 배우는 한편, 호기심을 이끌어 선양 곳곳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선양은 중국 동북 지역의 성도이자, 동북 3성 중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로 역사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공업 중심지이다.
네 시간 떨어진 작은 소도시에서 나고 자란 남자에게 선양에서의 석 달은 완전한 자유였다. 그는 혼자만의 생활을 만끽하며 도시를 누볐다.
그러던 어느 날, 시내 중심부에서 웅장한 성당을 발견한 그는 이끌리듯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리고 그날 이후, 석 달간 성당을 찾으며 교리를 배우고 결국 세례를 받았다.
중국에서는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으로 종교를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마약과 같은 존재로 여기며, 무신론을 권장했다.
칼 마르크스의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말도 익숙했다. 어릴 적부터 그는 집안 서재에 꽂힌 마르크스주의 책을 읽으며 공교육과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무신론을 접하며 자랐지만, 그는 오히려 종교라는 개념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왜 마르크스는 종교를 아편이라 표현했을까?’
그 의문은 사춘기 시절 내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삶의 참된 가치는 무엇인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고민하던 그는 그 해답을 찾을 단서를 드디어 선양에서 발견하게 된다.
요리를 배우라고 보냈더니, 그는 진리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