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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빠토그래퍼 Jun 12. 2024

독서육아 성공하기

책을 싫어하지 않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해요

회사 사람들과 아이들의 어린이날 선물을 뭘 줬냐는 말에 난 "아이가 책을 사달라고 해서 책을 사줬어요"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못 믿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정말 아이의 의견이 맞냐고 되물었다. 난 변명하지 않았다. 그것은 사실이고, 사실이어도 과정을 일일이 설명해 주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어린이날 책 선물을 받고 싶다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사람

들을 위해 내가 했던 독서교육 방법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는 나름대로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믿고 꾸준히 실행했다. 그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책을 싫어하지 않게 만든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학으로 힐링하기'의 이수영 작가는 한 강연에서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의 특징은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이고,
그러려면 가장 먼저 수학을 싫어하지 말아야 한다"

라고 말했다. 이 강연을 듣고 독서 육아의 관점을 다르게 보니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영화, 드라마, 만화,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들과 책을 비교했을 때 책이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는 아니다. 책을 1등으로 만들 수 없지만 아이가 즐길 거리 10개 중의 3등 안에 들면 대성공이고 4~7등까지만 만들어도 좋다. 책을 싫어하지 않게 되고 자연스럽게 접하다 보면 언젠간 스스로 책을 찾아보는 날이 온다. 

 

아이가 책을 보기 싫고 놀고 싶거나 TV를 보고 싶다고 했을 때 책을 싫어하는 아이로 만들지 않으려면 책으로 놀아줘야 한다. 책으로 도미노도 하고, 책 표지로 무지개색을 먼저 찾기 놀이도 하고, 책에 특정 단어(아이들은 대부분 똥이나 방귀라는 단어를 좋아한다)가 몇 번 나오는지 찾기도 하고, 펼쳐본 책에 동물이 몇 마리나 나오는지 게임도 했다. 이렇게 아이에게 책이 지루해졌을 때 즐길 방법을 알려주고, 부모가 TV나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 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책을 싫어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쪽으로 순위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2. 아이가 책을 고르는 연습을 시킨다. 


우리 집은 크리스천 가정이다 보니 주술이나 미신이 주제인 책이 아니라면 아이가 고른 책을 별다른 제재 없이 사주는 편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님, 특히 엄마들은 책을 사줄 때 아이의 나이에 맞는 글밥과 교과 학습에 도움 되는 내용인지, 그리고 앞의 조건들에 맞는 가격인지와 도서관에서 쉽게 빌릴 수 있는 책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사길 원한다. 아내는 아이가 고른 책을 보며 "이거 전에 도서관에서 본 책이잖아"라고 말했다. 나는 "이거 인기 많은 책이라 빌리기 힘들어서 사서 보는 게 맞는 거 같아"라고 답하면서 아이가 고를 책을 꼭 사주는 편이다.

 

내 경험상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데는 부모가 영업사원에게 현혹되어 사놓은 60만 원짜리 전집이나 위인전 보다, 아이 스스로 책을 골라보고 책 구매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 보는 게 도움 된다. 

한 번은 아이가 글밥이 적은 책을 사 와서 집에서 읽어 보고는 "뭐야 벌써 끝났네!"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요즘 아이들이 많이 쓰는 말로는 '사기'를 당한 것이다. 다음에 서점에 가면 글밥이 조금 더 있는 책 쪽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가 고른 책이 마음에 들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읽는다. 다음 책을 살 땐 맘에 든 책의 작가가 쓴 다른 책이나 비슷한 분야의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내 맘에 안 드는 책도 있었고 아이가 한 번 보고 책꽂이에 그대로 잠들어 있는 책도 있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나는 이런 과정이 있으므로 아이 스스로 자신의 독서 스타일에 대해 알아가게 했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인내심이 무한하지 않으니 한 달에 한 번씩 1년 정도만 아이에게 온전히 맡겨보자. 물론 생일이나 어린이날, 꾸준한 학습에 대한 포상으로 포장하여 사주는 것이다. 그래봐야 1년에 20만 원 정도이다. 만약 아이가 책을 한번 읽고 안 봐도 그 책은 책장에 꽂혀있다. 내가 전에 어떤 선택을 했다는 것과 자기가 스스로 골랐던 12권 중에 맘에 드는 책이 있었다는 기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서점에 가보면 어린이와 유아 책 판매대가 가장 넓고 책이 많다. 어떤 서점에는 어린이 도서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도 있다. 그만큼 서점 입장에선 어린이 유아 도서가 많이 팔린다는 것이고, 다시 말해 많은 학부모들이 독서교육에 많이 투자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천천히, 시작해 보길 바란다. 


3. 아이가 봤거나 볼 책은 반드시 부모가 읽어봐야 한다.


아이가 하는 말 중에 부모가 이해 못 하는 말들은 대부분 미디어나 친구한테 들은 말이다. 나는 아이들이 미디어를 적당히 보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부모가 아이가 최근에 봤던 미디어 콘텐츠를 확인하지 않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 콘텐츠가 유해한 지는 부모가 판단하고 만약 유해하다면 빠르게 차단해 주어야 한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읽었던 책을 읽어 보는 것은 아이의 친구를 알아보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최근 어떤 책을 보고 있는지,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 줘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봤던 책의 내용들을 공감해 주면 책 속의 지식이 단순한 인쇄물이 아니라 현실에서 적용이 된다는 것을 경험하고, 그 내용으로 부모와 소통이 된다면 독서의 즐거움을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모는 바쁘기에 모든 책을 정독할 필요는 없다. 어떤 내용이었는지만 알면 된다. 책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면 조금씩 독서 스펙트럼을 넓혀 주도록 하자 

 

모든 교육 중에서 독서교육은 정말 힘들다. 그 이유는 제대로 책을 읽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과 성적으로 측정할 수 없기에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서교육의 효과와 아이를 믿고 꾸준히 해보길 바란다. 




결론


약 1년 동안 취학 전에 천권 읽기에 성공했다.

여러 번 읽은 책은 중복해서 기입하지 않았으니 실제로 읽은 횟수로는 1500번은 될 거라고 장담한다. 

그로 인해 얻은 것은 책 읽는 습관과 나이에 비해 수준 높은 어휘력과 집중력이다. 

아래 영상링크는 취학 전 천권 읽기 시상식 참여와 책 축제 영상이다.



중랑구 겸재책거리축제 및 취학 전 천권 읽기 시상식 영상

영상 재생이 안되면 아래 링크로!

https://youtu.be/dm6uOt3syGA?si=T-rB7XjGbPq7R4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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