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에서

황포 부두에 서서

어둠에 희미해진 바다를 본다.

억겁 파도에 깎인 벼랑

해안에 뒹구는 깨어진 바위 조각들

물결에 갈려 반들거리는 자갈들

이 바다의 그리움은 어느새

벼랑 끝에도 분홍 갯나리꽃을 피웠구나.

황포 돛대 높이 올리고

달빛 별빛 따라 살아온 어부의 삶도

갯고랑의 질펀한 뻘과 같이

늙어 버렸구나.

포구에 늘어선 횟집에서

술 장단 치며 노래하는 외지인들

고향을 떠나 잊고 살다가

명절이라고 찾아와

도시의 찌꺼기들 모두 포구에 쏟아 놓고

내일이면 훌훌 떠나 버릴 철새들일 뿐이지.

고향은 언제나 그들을 반기리란

믿음 하나 가슴에 묻어 둔 채

여전히 물결은 포구에 밀려왔다 빠져나갈 것이고

떠난 자들 가슴속에도 파도는 출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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