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오기수 씨

바람이 차갑고

흰 눈발 날리는 저녁

지금쯤 집배원 오기수 씨는 어느 산길

바닷가를 터벅터벅 걸으며

무얼 생각할까.


나는 말이여. 바닷가의 들꽃이여.

그렇게 알고 이십 년을

집배원으로 살아왔어.

막걸리 한 잔에 텁텁한 웃음 지으며

길 떠나던 사람


어디일까. 그가 머무는 곳은.

바다 위에 떠서 지는 해 바라보는

꿈꾸는 구름일까.

혹은 해당화 가시 쥐어뜯으며 쓰러져 간

줄밭머리 바닷가 서걱이는 시누대일까.


한 통의 편지 전하려던

그의 뜨거운 정성이

영하의 겨울 성에 낀 바다 위로

흰 눈발만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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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밭머리: 안면도 신야리 바닷가의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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