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도산서원에 다녀왔습니다. 퇴계 이황선생이 후학들을 가르치던 곳입니다. 퇴계기념관에는 수신십훈修身十訓이 있습니다. 퇴계 이황의 자기 결정권을 위한 스스로의 몸가짐 바로 하기의 열 가지입니다. 16세기에 행하였던 기본적인 몸가짐과 생활 태도에 관한 내용이 현재에도 무리 없이 통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 입지(立志)- 성현聖賢을 목표로 하고, 털끝만큼도 자신이 못났다는 생각을 하지 마라.
2. 경신(敬身)- 바른 모습을 지키고 잠깐이라도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불손한 태도를 보이지 마라.
3. 치심(治心)- 마음을 깨끗하고 고요하게 유지하고, 흐릿하고 어지럽게 놓아두지 마라.
4. 독서(讀書)- 책을 읽으면서 뜻을 깨달아야 하며 말과 문자에만 매달리지 마라.
5. 발언(發言)- 말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하며, 자제하고 이치에 맞게 함으로써 자신과 남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라.
6. 제행(制行)- 행동을 반드시 바르고 곧게 해야 하고 도리를 잘 지켜서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7. 거가(居家)- 가정에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자매와 우애를 다하며 윤리를 지킴으로써 서로의 은혜와 사랑을 굳게 하는 게 인간의 도리이다.
8. 접인(接人)- 만나는 사람들을 성실과 신의로 대하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어진 사람들을 더욱 가까이 두라.
9. 처사(處事)- 업무에 임해서는 옳고 그름을 철저히 분석하고 쉽게 분노하지 말며 욕심을 줄여 나가라.
10. 응거(應擧)- 시험에 관해서는 득실을 따지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평안하게 치른 다음 천명天命을 기다려라.
- 퇴계 이황의 수신십훈(修身十訓)
퇴계 이황 선생은 벼슬길에서 내려와 안동 도산서원에서 후학들을 양성하다 생을 마치신 분입니다. 이황 선생의 학문은 일본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퇴계학파까지 형성되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텔레비전이나 SNS를 통해 번져나갑니다. 우리 대한민국을 둘러싼 열강들의 힘겨루기와 일본과의 경제 마찰은 국민의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북한과의 잠정적 평화 상태도 언제 깨질지 모르기에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대화를 시도하고 미국을 설득하기도 하지만 서로의 이권을 위해 양보하지를 않는 현실입니다.
우리 문인들은 세상을 향해 정의를 외치기도 하고, 깊이 심상을 표현해 독자들을 감동시키기도 하며 작품을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퇴계 이황 선생의 말씀처럼‘빼앗을 수 없는 뜻과, 꺾이지 않는 기상과 흐리지 않을 앎’을 늘 지니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2019.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