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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Jul 15. 2024

새의 눈물을 보았다

새의 눈물울 보았다



40년도 지나간 세월

공주 중학동에서 하숙하던

고등학교 시절

여섯 명의 남학생들 식사를 준비했던 할머니

일찍이 과부가 되어

아들 하나에 딸 둘을 키우며 하숙으로 먹고살았다 했다


그녀의 고향은 서산 양대리

6.25 전쟁으로 어릴 적 뒷산에 숨어

바닷가에서 양민을 학살하던 인민군을 훔쳐보았다고 한다

팔이 뒤로 묶인 채 총알을 맞고 쓰러지면

인민잡이들 죽창으로 육신을 찔러댔다는

그 광경을 숨죽이고 지켜보던

새들의 눈물이 있었다고 한다


그 양민들 속에 대전에서 피난해 왔던 외삼촌

경찰의 신분을 숨기고 지내다

북한군 후퇴 하루 전 고발 당해

끌려 와 학살당했다는...

학살자들의 주인 없는 공동묘지에서는 지금도

파도소리와 함께 울어대는 갈대의 사연이 있다 한다

전쟁으로 경찰들에게 요주의 인물로 처형당하고

인민군 후퇴로 지주 군인 경찰 공무원 가족 학살당하고

수복 후 또 부역자들 잡아들여 총살했다는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


서산 양대리 바닷가 수풀에 숨어 바라보던

소녀가

공주 중학동 하숙집에서 할머니 되어 들려주었던

 양민 학살이야기

그곳엔 경찰이었던 외삼촌

트럭에서 탈출하다 잡혀 뭉개진 허벅지

핏물 흐르는 꿈이 생각나는

새의 눈물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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