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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Nov 16. 2024

늦가을의 끝

늦가을의 끝




서늘한 바람이 부는 길목에

낙엽들은 서로를 부둥켜안는다

짧았던 가을빛의 축제가 저물고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듯 흔들린다


잿빛 하늘 아래 허전한 들판

단풍잎도 이제 희미해진 채

땅 위에 쌓여 고요히 잠들며

가을의 숨결은 사라져 간다


한때는 황홀했던 붉은 숲들

그 속삭임도 이제는 기억으로 남을 뿐

낙엽의 마지막 속삭임은

겨울을 향한 망설임과 체념이 된다


그러나 이 쓸쓸함 속에도

새 봄의 씨앗은 이미 잠들었다

가을의 끝, 겨울의 문턱에서

모든 것은 다시 창조의 처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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