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 그리고 추억들

시골에서 보내온 밤 한 박스

탱글탱글한 것이 깎아 먹기에도 좋은 크기

벌레는 언제나 좋은 열매를 노린다.

맛있게 보이는 밤을 집으니 밤벌레의 흔적들

너도 혼자만의 아늑한 공간을 원했으리.


우두둑 밤 한 톨을 씹으니

기억은 벌써 어릴 적 시골 뒷산으로 달려간다.

밤 한 톨을 먼저 주우려고 이른 새벽

아침 이슬 젖으며 찾아 헤매던 밤나무들

밤송이에 찔리며 풀숲을 헤치며 찾아내던 밤알들

누가 더 많이 주웠나 대보며 함께 웃던 친구들

세월은 가고 추억만 남았다.


할아버지는 뒷산 밤송이를 털어

나뭇간 아래 땅을 파고 밤송이를 묻으셨다.

해마다 돌아오는 조상들의 제사상에 올릴 밤들

깊어 가는 겨울밤

할아버지 화롯불에서 익어가는 밤알의 맛을 보며

자라났다. 그리고 추억한다.

깊은 밤, 스스로 후드득 떨어지던 뒷산

밤들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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